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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반격 본격화…한 시름 놓는 'K-배터리 [소부장박대리]

배태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 대체자 해리스 부통령이 예상 이상으로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등 미국 대선 정국이 다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자 였을 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리스크가 커졌어서다. 해리스 부통령은 친환경 정책을 적극 지지, 탄소 배출 감소와 재생 에너지 전환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인물인 만큼, 배터리 업계는 희망을 걸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턱밑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미 CNN이 SSRS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해리스 부통령을, 4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인 22~23일 유권자 16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보다 약간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오차범위 수준으로 사실상 박빙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월과 6월 조사에 참여했던 등록 유권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만큼 더욱 신뢰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월과 6월 조사에서 모두 바이든 대통령을 6%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등에서 격차가 벌어지며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대선을 포기하게 된 것인데,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면서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든 것.

해리스 부통령의 의외의 돌풍에, 한국 배터리 업계는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있다. 해리스의 기후 관련 정책 구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과 많은 면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SK온]

우선 해리스와 바이든 모두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지지하며, 기후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환경 정의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또한 해리스는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1주년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돌며 연설에 나서기도 했으며,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회의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글로벌 노력을 가속화할 필요성을 역설, 기후 행동을 지연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바이든 대통령보 더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부통령을 지내며 대통령으로서 참석하지 못한 국제 기후 회의에 적극 참석, 기후 변화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현대차 등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IRA에 따라, 현지에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 등 보조금을 받고 공장을 짓기로 한 한국 기업 입장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 되면 미국 현지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 둔화)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 영업 적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IRA AMPC는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신규 투자, 실적 방어 등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주어서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게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이 올 상반기에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AMPC 역할이 컸다. AMPC를 제외하면 1, 2분기 모두 적자 전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확대에 부정적으로 인식,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친환경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로 평가된다"라며 "아직 대선 레이스 몇 달 더 남은 상황이긴 하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는 만큼, 한 시름 놓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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