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람 탄 SAP·IBM 실적 호조…MS 흐름 이어갈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향한 시장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SAP와 IBM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AI 관련 주가는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인 SAP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올해 2분기 매출 82억8800만유로(약 12조5073억원), 영업이익 12억2200만유로(1조8432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이번 매출을 견인한 건 클라우드 사업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했고,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 스위트(Suite) 부문은 33% 증가했다.
단 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늘며 2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SAP는 연초 AI 기반 사업분야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직원 약 80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AP는 올해 실적 발표에서 내년 영업이익을 2% 상향조정했다. 혁신 프로그램 확대로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찬 클라인(Christian Klein) SAP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우드 성장 모멘텀은 2분기 여전히 강력했으며, 비즈니스 AI를 통해 많은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비즈니스 AI 분야 리더가 되기 위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어, 2027년까지 탑라인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AP는 매출 성장과 강력한 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발표 후 주가가 7.2% 급등했다. IBM 역시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으며 주가가 4.5% 상승했다. IBM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156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156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엑이 6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 증가했다. 이 역시 애널리스트 전망치 64억9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이중 클라우드 서비스에 오픈소스를 제공하는 레드햇 매출액 역시 전년대비 7% 늘었다. 반면 데이터 및 AI 매출액은 3% 줄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엔터프라이즈 AI 분야 전문성을 위해 IBM을 계속 찾고 있다”며 “1년 전 왓슨x를 출시 이후 생성형 AI 사업은 2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 언급한 10억달러에 비해 두 배 많아진 금액이다.
SAP와 IBM이 기대 이상 실적을 거둔 데는 기업들 디지털전환(DX)이 지속되며 클라우드‧AI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를 작용한 점도 수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런 개별 기업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MS와 엔비디아, 구글 등 AI 관련 기업들 주가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2주간 MS 주가는 10.25% 하락했고 메타는 15.48%,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13.57% 줄었다.
이를 두고 AI와 클라우드 기술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AI 기술 실질적인 수익화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몇 달간 AI 열풍으로 급격히 상승했던 이들 기업 주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 주 30일(현지시각) 예정된 MS 2분기 실적발표가 주목된다. 현재 MS는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MS 실적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솔루션의 성과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SAP와 IBM에 이어 이번 MS 실적은 향후 AI 관련주 방향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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