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롤러코스터 증시에 IPO 불안감…‘IT 대어’ LG CNS는 상장할 수 있을까

권하영 기자
서울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있는 LG CNS 본사 전경 [Ⓒ LG CNS]
서울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있는 LG CNS 본사 전경 [Ⓒ LG CNS]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증시가 어제오늘 폭락과 급등을 오가면서 예측불허 상황이 되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줬던 대폭락장은 미국발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이 주도한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주 원인이었던 만큼, 국내에서도 IT 기술 기업들의 IPO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IT 기업 가운데 높은 몸값이 예상되는 IPO 대어 중 하나로 LG 계열 IT서비스 기업인 LG CNS가 꼽힌다. LG CNS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추정하는 LG CNS의 기업가치는 6~7조원 수준이다.

LG CNS는 지난 2022년부터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자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고 사실상 상장 시기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IPO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주사 LG는 지난 2020년 LG CNS 지분 3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PE에 매각했고, 여기에는 통상적인 ‘5년 내 IPO 추진’ 조건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르면 LG CNS의 상장 기한은 2025년 4월까지로, 불과 9개월여가 남은 셈이다.

LG CNS 측은 IPO 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선 이러한 타임라인을 볼 때 오는 9월께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11월쯤 거래소 승인을 받아 내년 초 코스피에 상장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통상 ‘1월 효과’로 불리는 연초 증시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끼면서 보다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검은 월요일’로 불린 지난 5일 코스피지수가 폭락해 2500선이 무너지면서 시장의 충격이 큰 데다, 6일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완연한 회복세로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대선과 중동 정세, 꺼지지 않은 AI 거품론 등 여전한 변수로 인해 글로벌 증시에 대한 위험회피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불확실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것이 미국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신호라면, 최대한의 돈을 끌어모아야 하는 IPO 시장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LG CNS의 경우 상장 기한이 있음에도 경우에 따라 IPO를 재연기할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 맥쿼리PE와 협의해 상장 기한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PE는 자본재조정 작업을 통해 이미 투자원금을 회수한 상태기도 하다.

또 LG CNS의 최근 실적이 신통치 않아 IPO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LG CNS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49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704억원으로 2.0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2억원에서 323억원으로 48.89% 감소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LG CNS 외에도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업종 대어로 꼽히는 메가존클라우드나 베스핀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는 야놀자 등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앞으로 상장이 기대되는 IT 기업들의 엑시트 전략에도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계획했던 IPO 일정을 뒤로 미루는 기업도 등장할 수 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