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적자 지속' 엘앤에프, 4680·미드니켈로 하반기 반전 꾀한다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엘앤에프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지속에 따라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회복을 위한 키 팩터(Key Facter)로 하이니켈 원통형 배터리 신제품 출하·고전압 미드니켈 2종을 제시하고 관련 매출 확대를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연결기준 매출 5,548억원,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고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적자 폭을 58% 가량 개선했다.
매출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 판가 부진에 따라 전분기 대비 12.7% 감소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58% 증가하며 적자폭을 크게 축소했다.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높은 원가 압박이 지속되는 점이다. 또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낮은 가동률 또한 실적에 부담을 키웠다.
2분기 양극재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NCMA90 등 하이엔드 제품의 출하량이 24% 감소했으나, NCM523 등 물량이 63% 늘며 전체 출하량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NCM523 제품은 당초 대폭 증가가 예상됐던 에너지저장장치(ESS)향 출하가 급감하면서 계획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2분기 응용처별 양극재 출하 비중은 원통형 전기차용 배터리가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유럽향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가 25%, 에너지저장장치용 양극재가 20%였다.
◆ 전기차 부진 지속·산업용 ESS 경쟁 격화…재고 관리에 방점
엘앤에프는 2분기 말부터 급격히 떨어진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와 예상보다 출하가 더딘 ESS 매출에 따라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성균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장은 "회사의 지속적인 실적 압박의 요인은 NCM523으로, 오랜 기간 제조 및 판매를 해온 제품으로 당사가 원재료 소싱을 직접 담당해왔다"며 "이 제품으로 인해 당사 전체 원재료 소싱 비중이 높은 편이었고, 원료가 급락과 글로벌 제품 수요 부진의 압박이 지속돼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체적으로 원재료를 조달해온 ESS용 니켈·코발트·망간(NCM)523 제품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재고평가손실 등 압박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남원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는 "1분기에는 800억원대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고 2분기에는 재고에 평가된 시세와 보유한 재고량의 감소에 따라 약 500억원대 환입이 발생했다"면서도 "3분기와 하반기는 리튬 시세의 추가 하락, 내년 물량 확보를 위한 보유 재고가 증가할 수 있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안에 재고평가손실 영향을 끝낼 수 있도록 원재료 매입과 재고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지속적인 재고 압박과 떨어진 수요 등을 고려해 투자 전략 재검토도 진행한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LS그룹과의 전구체 합작법인과 미쓰비시케미컬과의 음극재 사업, 자체 리튬 톨링 사업의 투자는 지속하되 중장기적 생산능력 확보 시점을 기존보다 미루는 등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박 상무는 "기업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보유액이 적으면 기업 생존에 위협적이나, 상반기까지 운영 상황을 보면 손익은 적자지만 영업 활동 측면에서는 재고자산 감소에 따라 오히려 현금이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투자 활동 역시 구지3공장 투자에 따라 1000억원 유출된 이외 현금 유출이 없다. 따라서 대규모 유상증자 등이 아닌, 증권가 등에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연말 중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산능력을 조정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나 신규 고객 제품, 하이니켈·미드니켈·LFP 등 신제품 개발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해당 분야 연구개발과 파일럿 라인 투자는 지속될 예정"이라며 "중장기 생산능력과 향후 투자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진행하겠다"고 했다.
◆ 하반기 키팩터는 4680·HV 미드니켈…LFP 사업도 가시권
엘앤에프는 하반기 실적 회복 요인으로 전기차 고객사가 출시하는 배터리 제품 변경 모델, 가시화되는 2종의 고전압 미드니켈 공급 가능성 등을 꼽았다. 최근 줄어든 NCMA90 등 하이엔드 양극재 출하량이 하반기 예정된 제품 변경의 일환이었던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4분기에 나타나면서 실적 회복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현재 하반기 ▲4680(지름 46mm, 길이 80mm 원통형 배터리) NCMA 니켈 95% 함량 단결정 양극재 ▲2170 원통형 NCMA 니켈 95% 다결정 양극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히지 않았으나,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향 직납 제품과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한 납품 등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의 돌파구로 꼽히는 고전압(HV) 미드니켈도 하반기와 내년 중 샘플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엘앤에프는 고전압 단결정 NCM 양극재를 3분기 중 고객사에 대규모 샘플로 제공하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전압 다결정 코발트프리(NMX) 제품 샘플도 순차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장성균 사장은 "신규 폼팩터(4680) 제품은 부품 승인 작업이 완료된 상태로 고객사에서 양산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난 단계다. 고객사의 양산 개시(SoP) 요청에 따라 출하할 예정"이라며 "2170 신제품에 대해서도 부품 승인이 완료됐으며, 실질적으로 고객사가 요청하는 시점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전압 미드니켈과 관련해서는 "(계획 중인) 제품은 2가지로 미드니켈 고전압 단결정 제품이 첫번째고, 경쟁사 개발이 적은 미드니켈 NMX 다결정 제품이 두번째"라며 "첫번째 제품은 3Q 중 고객사 양산 적용해 테스트할 예정으로 출하할 예정이다. 두번째 제품인 미드니켈 NMX는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에 수십톤 규모로 샘플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전기차용으로 준비하고 있는 LFP 양극재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엘앤에프는 현재 LFP 양극재 양산 진입을 위해 대규모 파일럿 라인을 설치하고 제품 평가를 받고 있는 단계다. 관련 사업 진행을 위해 중국 CNGR과 모로코 등지에서 전구체를 수급받기 위한 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장 사장은 "현재 LFP 양극재는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좋지 않은 점을 깊게 고려하고 있다"며 "엘앤에프는 대량(Mass) 파일럿 라인에서 단위당밀도(Farad Density)가 2.5 이상인 제품을 개발해 평가를 받고 있다. 다수 고객사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단위당밀도 2.6 이상을 위해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FP 양극재는 성능은 물론 중간재인 철인산수화물(FePO4) 등 공급망을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현재 FePO4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상 핵심광물이 아니기에 중국에서 수입해도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FTA 국가에서 생산하길 요청하는 곳이 많아 CNGR와 FTA 국가 내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 요구가 늘어나는 산업용 ESS에 대한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기존 삼원계 양극재가 LFP 대비 ESS 시장에서 불리한 점이 많은 만큼, 이를 LFP 양극재 경쟁으로 대응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희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산업용 ESS는 미국과 호주 등 영토가 넓은 권역에서 부피와 무관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만큼 LFP 배터리로 전환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산업용 ESS, 자동차 프리미엄 배터리용 제품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있으며, 국책 과제로 선정된 LFP 양극재 개발을 비롯해 여러 방향성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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