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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패스트패션’에 환경 오염 악화되지만…브랜드가 지구를 지키는 방법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유행을 즉각 반영해 저가의 의류를 단기에 대량으로 생산·판매가 가능한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 수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재고 처리의 어려움과 수명이 짧아 버려지는 옷들이 늘어나면서 의류 폐기물 증가 등 친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지요.

국내에서 매년 버려지는 옷들은 지난 2022년 기준 11만톤에 달합니다. 지난 5월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폐의류는 10만6000톤을 넘어섰다고 하지요. 의류 폐기물 증가로 인한 환경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합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패션 산업에서 의류 생산 단계부터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패스트패션으로 야기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커짐에 따라 패션 기업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환경 친화적인 서비스나 아이템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의류를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소화해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부터, 제작 단계부터 환경 오염 문제를 줄이는 노력을 기하는 기업까지 다양합니다.

[ⓒ차란]

먼저 패션 리커머스 플랫폼 ‘차란’은 잘 입지 않게 된 옷을 자체적인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통해 검수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소비자에게 인기 브랜드 의류를 저렴하게 ‘득템’할 수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세컨핸드 의류가 하나의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차란에 따르면, 하루에 차란 앱에 등록되는 옷은 1000벌 이상이라고 합니다. 차란에서는 매일 버려질 수도 있는 옷들이 상품화를 거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데요. 정가 대비 최대 90%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데다 컨디션 또한 새 옷에 가까워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의 재구매율은 60%, 평균 판매율은 70%에 달합니다.

차란의 모든 옷들은 꼼꼼한 검수를 거쳐 판매됩니다. 이때 판매가 어려운 옷은 판매자에게 반환되거나 판매자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가능해 직접 환경에 기여했다는 효능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차란의 모든 상품들은 생분해 플라스틱과 재활용 박스를 사용해 포장돼 발송되는데요. 상품 택과 박스 또한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마크를 받은 종이가 사용됩니다. 이 밖에도 차란은 씨앗, 새싹, 꽃, 나무, 숲, 지구 등의 자연친화적 회원 등급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차란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판매를 원하는 고객이 신청만 하면 수거, 검수, 클리닝, 분류, 촬영, 포장, 배송, 판매까지의 모든 과정을 대행해 판매 편의성을 제공하지요. 이후 검수가 끝난 옷들은 전문 스튜디오 촬영 후 살균 과정을 거친 뒤, 차란이 보유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통해 의류의 최적 가격을 책정해 판매자에게 최대 수익을 제공합니다.

소비자는 차란 앱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카테고리별로 정리된 의류를 할인된 가격으로 손쉽게 구매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소비자는 앱을 통해 의류의 정가, 컨디션, 사이즈 등을 한눈에 상세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판매 대금은 일부 수수료를 제외하고 판매자에게 전달됩니다. 현재 차란에선 여성의류만 판매 중이지만 향후 남성의류, 아동복 등 카테고리를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룰루레몬 매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룰루레몬은 요가, 러닝, 트레이닝 등 운동을 위한 애슬레틱 어패럴을 판매하는 캐나다의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기능성과 웰빙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와 제품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지요. 또 의류 폐기물로 인한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리세일(re-sale)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2020년 룰루레몬은 향후 2030년까지 환경 목표 및 공급망의 친환경 속성 등 기업의 총체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담은 비플래닛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친환경 정책으로는 ▲2025년까지 재판매, 수리 또는 재활용 옵션 제공 ▲2021년까지 기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 ▲2030년까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 60% 감축 ▲제품 제조 시 사용되는 물 50% 감축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 50% 감축 등이 있지요.

라이크 뉴(Like New)는 사용기간이 매우 짧고 거의 새것 같은 중고 상품을 재판매하는 리커머스 플랫폼인데, 소비자가 더 이상 입지 않는 룰루레몬 제품을 매장에 반환하면, 새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로 바꿔줍니다. 또한, 홈페이지 내 라이크 뉴 카테고리에서는 매일 업데이트되는 중고 의류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품 정가의 40~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중고 상품을 판매하며 의류의 컨디션 또한 새 제품에 가깝습니다.

패션 시장에서 안경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특히 올해는 ‘긱 시크’ 스타일이 떠오르며 뿔테 안경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러나 기성 뿔테 안경 제작 방식이 많은 폐기물을 양산합니다. 원재료인 아세테이트를 사용해 안경을 제작할 시 원재료의 80~90%가 폐기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안경의 50% 이상은 유통과정에서 악성 재고가 되어 처분됩니다. 결국 원재료의 약 5%만이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셈이지요.

[ⓒ브리즘]

퍼스널 아이웨어 브랜드 브리즘은 맞춤 안경 특성상 선주문후생산 방식이 적용됐고, 자연스럽게 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까지 최소화 됩니다. 브리즘 맞춤 안경 제작 과정은 ▲3차원(3D) 스캐너 기반의 얼굴 측정 및 데이터 분석 ▲AI 안경 추천 ▲시력 정밀 검사 ▲3D 프린팅 기반 제작 등의 과정을 통해 진행됩니다. 이로 인해 얼굴 너비, 동공 간 거리, 귀 높이 등 개인 얼굴 형태와 사이즈, 시력에 맞는 개인 맞춤 안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고객 주문에 맞춘 제작이 가능하고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제작방식으로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사용해 안경 재고 부담을 줄여줍니다.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폐기 재료가 10% 미만일 정도로 불필요한 자원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주문후생산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적시에 출시할 수 있지요.

브리즘은 지난 2018년 첫 론칭 후 올해 6월까지 누적 6만장 이상을 제작했고, 1만6500㎏의 원재료와 320톤 가량의 탄소 배출을 줄였습니다. 이 외에도 안경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불량 및 파손으로 인해 반품된 안경을 북마크로 제작해 업사이클링 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구축해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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