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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언니, 나 시구한다 짱이지!”…잠실 구장에 뜬 ‘마루는강쥐’

이나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오늘 시구는 최마루 어린이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아지로는 최초 시구자가 아닐까 하는데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 LG트윈스와 KT위즈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시구 행사에 뒤뚱뒤뚱한 걸음으로 LG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커다란 강아지가 등장했다. 통상 프로야구 시구는 연고 지역 출신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시구자는 사람이 아닌 네이버웹툰 대표 지식재산권(IP) ‘마루는 강쥐’ 주인공 ‘마루’였다.

네이버웹툰은 이달 초 서울 LG트윈스와 웹툰 마루는 강쥐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6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이 작품은 강아지 마루가 사람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로, 10~20대 사이에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 야구단과 유명 IP가 협업해 온 사례는 ▲롯데 자이언츠x짱구·에스더버니 ▲두산 베어스x망그러진 곰 ▲키움히어로즈x스폰지밥 ▲SSG랜더스x라인프렌즈 등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웹툰 캐릭터가 야구단과 손잡은 건 업계 최초다.

서울 잠실 구장 중앙문 매표소 옆 광장 1루 내야 광장 부근 무적 마루 데이 스페셜 포토카드 구매 대기 줄. 이어 무적 마루 데이 기념 포토존과 무적 마루 데이 기념 포토이즘 특별 프레임 부스가 운영 중이다.

최근 다양한 업계에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인구) 유입을 위해 웹툰과 협업을 늘리는 가운데 스포츠 업계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누적 관중은 이달 말 기준 88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프로야구 흥행을 견인하는 주요 세대는 2~30대, 그중에서도 20대 여성으로 꼽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 입장권을 예매한 야구팬 성별과 연령을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 비중은 39.6%, 30대 여성은 19.1%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20대 여성 팬은 굿즈에도 활발하게 지갑을 여는 등 고관여 팬이기에 구단 입장에서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팬 층”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웹툰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네이버웹툰의 국내 19~24세 인구 대상 시장 침투율은 73%에 달한다.

서울 잠실 구장 외야 캐치볼 연습장에 설치된 콜라보 MD 판매 팝업스토어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3일간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하는 ‘무적 마루 데이’는 콜라보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됐다. 무적 마루 데이를 기념한 포토존과 포토이즘 부스, 콜라보 MD(굿즈) 판매 팝업스토어 모두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야구팬들은 마루는강쥐를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귀여운 캐릭터와의 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대기 중이던 나세진(24)씨는 “제가 좋아하는 웹툰과 제가 응원하는 팀이 콜라보해서 기쁘다”며 “지금 아니면 못 받는 거라 줄을 설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외야 캐치볼 연습장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를 찾은 장선아(21)씨는 “원래 모르던 캐릭터인데 팝업을 구경하면서 관심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와 함께 공개된 온라인 팝업스토어 경우,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유니폼과 키링이 품절됐다.

마루는 강쥐는 네이버웹툰 작품에서도 성공적인 IP 다각화 사례 중 하나로 꾸준히 제시된다. 가령 지난 13일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출시 1일 차에 카카오 이모티콘 전체 인기 1위 기록한 데 이어 전체 및 10~20대 인기 순위 상위권 유지 중이다.

작년 세 차례 팝업스토어에서는 그해 기준 각 행사장(스타필드 코엑스몰, 더현대서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역대 IP 팝업스토어 중 최대 매출과 최대 방문객 수 기록하기도 했다.

GS리테일, 메가MGC커피, 도미노 피자, 해태아이스, KT, 삼성 갤럭시 Z 플립6, 국민카드, LG 생활건강, 포토이즘 등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영역 브랜드와 협업도 지속 중이다.

네이버웹툰 IP 비즈니스 매출 규모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 기준 올해 1분기 IP 비즈니스 매출 중 상품 판매 및 제3자 사용료와 팝업스토어 매출은 540만달러(약 71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15% 증가했다.

작년 전체로는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한 1400만달러(약 18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마루가 시구하는 모습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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