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野 과방위 감사요구안 의결에 "판결 영향 주려는 꼼수" 반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 등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판결에 영향을 미쳐보겠다는 낮은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입장문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굳이 불필요한 조치들은 자제돼야 맞는데 굳이 감사까지 추가하는 게 우려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29일) 국회 과방위는 한국방송공사(KBS)에 대한 결산 보고 중 ‘방통위 불법적 2인 구조 및 공영방송 이사선임 과정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당초 예정엔 없던 안건으로,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야당은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을 두고 ‘졸속 처리’라고 비판하며, 총 3차례의 이른바 '방송장악 청문회'를 거쳐 불법성을 검증한 바 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이 임명된 첫날인 지난달 31일 2인체제 하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총 13명을 선임한 바 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야당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의 적법성은 이미 다른 판례틑 통해 확인된 바 있다는 입장이다.
김 직무대행이 언급한 '다른 판례'란 지난 5월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가 언론노조 YTN 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처분 취소 집행정지를 각하·기각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언론노조 등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의결한 것이 기형적 체제 하의 위법적 운영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처분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 2인체제가 불법적 운영이라는) 주장을 못 버리겠으면 이미 진행 중인 판결의 결과를 기다려 보면 될 일인데 굳이 감사원 감사를 의결했다"라며 "결국 감사원 감사는 이미 진행 중인 판결에 영향을 미쳐보겠다는 낮은 꼼수 정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또 "과방위의 운영은 상식의 선을 넘어섰다는 게 저의 판단이다. 압박하는 질문만 하고 뭔가 제대로 답변하려고 들면 입을 틀어 막아버린다"며 "과방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국민이 인정한다면 제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유도 없어진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건전한 토론과 타협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지난 26일 권태선 현 방문진 이사장 등이 신청한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당시 법원은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 적법·위법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다며, '임명 처분에 어떠한 하자도 없다'는 방통위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통위는 현재 KBS 신임 이사 임명 집행정지 신청 건에 대해서도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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