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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샐러드 ‘마이AI 챗봇’ 매력 통할까...IPO 동력 마련 속도

오병훈 기자

김문규 뱅크샐러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인공지능과 마이데이터가 결합된 뱅크샐러드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토핑플러스를 소개 중이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샐러드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성장 발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만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주력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다수 핀테크 및 전통 금융사가 한발 앞서 소비자와 거래(B2C) 챗봇을 선보인 만큼 뱅크샐러드 강조한 ‘마이데이터+AI 챗봇’ 서비스가 소비자 및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챗봇 ‘토핑플러스(이하 토핑)’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핀테크 행사인 ‘핀테크 위크 코리아2024’에서 토핑 체험 부스를 선보인 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 출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AI 레드오션 챗봇…‘마이데이터 결합’ 승부수 띄운 뱅크샐러드

더 이상 챗봇만으로는 차별점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기다. 챗봇은 AI 서비스 중 가장 흔한 형태 서비스로, 이미 다수 기업이 ‘AI 키워드 마케팅’을 위해 우후죽순 선보인 지 오래다. 금융산업은 물론 유통·비즈·공공 분야를 막론하고 챗봇이 없는 플랫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더구나 핀테크·전통금융 업계에서는 ‘금융권 망분리’ 규제 등으로 데이터 접근 한계가 있어 다채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일 수 없던 탓에 AI 서비스 개발 방향이 챗봇 서비스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서야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로 돌아서며 보다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할 환경이 겨우 마련된 상황이다.

시중 5대 은행사만 보더라도 ▲KB국민은행 ‘비비’ ▲신한은행 ‘오로라’ ▲하나은행 ‘HAI’ ▲우리은행 ‘위비봇’ ▲농협은행 ‘올인원상담봇’ 등 모두 AI 챗봇을 일찍이 도입해 운영 중이다.

뱅크샐러드가 이러한 ‘챗봇 포화’ 상태에서도 챗봇 서비스를 들고 나온 근거는 ‘마이데터와 결합’이다. 대기업 AI 서비스는 주로 챗봇 형태로 정형화된 로직에 따라 로직에 맞는 답변들만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토핑은 AI 자체가 다양한 정보 속에서 문제 해결할 해법들을 스스로 고민해서 데이터를 조합하고, 질문 맥락을 판단한 뒤 이용자 마이데이터에 기반해 답변하기 때문에 전용 AI 분석가로서 차별점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 요구에 특화됐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용자 소유 주식 매수 시점과 가격, 미국 주식 매도 시 양도소득세 등 투자 관련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외부 전문 지식을 구체적인 상황과 질문에 맞춰 제시한다는 것이다.

김문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8일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토핑을 소개하며 “토핑은 마이AI 핵심 인터페이스 서비스로 개발 중”이라며 “이 서비스는 금융 및 자산관리 영역 분야에서 사용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이에 대한 질문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뱅크샐러드]

◆상장 준비생 필수 과제 ‘수익성 개선’…상반기 경영 효율화로 적자폭 개선

뱅크샐러드는 지난 2018년 국내 1세대 핀테크 기업 중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에는 ‘유전자 검사’라는 이색 건강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2019년부터는 인터베스트, 고릴라PE,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시리즈C 투자금 450억원을 유치했으며, 2022년 시리즈D 투자로 KT, 기아차, SKS PE로부터 투자금 1350억원을 확보하며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동시에 적자 개선 필요성도 대두됐다. 투자자가 많아지고, 엑시트를 위한 상장 준비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 근 3년간 뱅크샐러드 연간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은 ▲2021년 34억2596만원 ▲2022년 43억7092만원 ▲2023년 67억7019만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한 반면, 업업이익은 ▲2021년 419억7519만원 ▲2022년 460억5615만원 ▲2023년 245억4925만원으로 적자를 지속해 왔다.

다만,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영업손실 폭을 크게 줄인 것에 더해 올해 상반기 매출(77억3926만)만으로 전년도 연간 매출을 뛰어넘은 점은 주목해 볼 만한 지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도 81억1166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1%감소했다. 대출 중개 사업 호조가 주효했으며, 각종 비용을 줄인 덕분에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것리 뱅크샐러드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유전자 검사권 판매 제휴 ▲미생물 검사 ▲대출갈아타기 ▲최저금리 자동 조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달아 선보이며 공격적인 이용자 유치도 지속 중이다. 경영효율화 및 매출 상승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2023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 이어 올해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2024년은 뱅크샐러드 본연의 가치를 실적으로도 증명해낼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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