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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SI 탈피’ 외친 IT서비스, 신사업 비중 얼마나 늘었나?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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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기존 시스템통합(SI) 중심 사업 구조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

10일 주요 IT서비스 기업의 최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전통적인 SI 사업 또는 인력 투입 중심의 ITO 사업 매출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또는 특화 소프트웨어(SW)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SDS의 올해 상반기 IT서비스 사업 매출은 3조1400억원으로, 그중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1조868억원을 기록해 34.6% 비중을 차지했다. 클라우드 매출 자체도 전년 상반기보다 27.2% 증가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IT서비스 사업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만 해도 19.5%였지만 2023년에는 30.8%로 올랐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삼성클라우드플랫폼(CSP)을 통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과 관리서비스제공(MSP) 사업,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 생성형 AI 서비스인 ‘브리티 코파일럿’과 ‘패브릭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형GPU(GPUaaS) 등 AI 수요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 효과로 매출 증대가 돋보인다.

반면 IT 컨설팅과 업무시스템 구축·유지보수 등을 수행하는 SI 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5560억원으로, 전체 IT서비스 사업 매출의 17.7%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SDS의 SI 사업 매출 비중은 2022년만 해도 24.9%였지만, 2023년 18.9%로 내려앉았다.

IT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SW를 제공하는 IT아웃소싱(ITO) 사업도 전체 IT서비스 매출 가운데 55.7%를 차지했던 2022년 대비 2023년 50.3%, 올해 상반기에는 47.7%로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LG CNS는 반기보고서에서 IT서비스 사업 매출을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지 않지만, 꾸준한 매출 증가에는 MSP 중심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 덕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LG CNS는 2022년 이후 클라우드 사업 연매출이 이미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5조6053억원의 IT서비스 매출 가운데 약 20%가량을 클라우드 매출이 차지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LG CNS는 최근 ‘싱글렉스(SINGLEX)’라는 SaaS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싱글렉스는 구매·품질 관리, 마케팅·영업, 제조, 연구개발, 인사관리 솔루션 등을 구독형 SaaS 형태로 서비스한다. LG CNS는 세일즈포스, IBM, 지멘스, SAP 등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지난 6월 SAP 연례행사 ‘사파이어 2024’에서 싱글렉스를 홍보하면서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용SW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현대오토에버도 꾸준히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494억원 가운데 아직은 ITO 사업(42.14%)과 SI 사업(34.40%) 비중이 크지만, 차량용SW 사업 매출은 2022년 18.15% 비중에서 2023년 20.86%, 올해 상반기 23.46%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반대로 SI 사업 매출 비중은 2022년 34.87%에서 2023년 32.95%로 감소했고, 동기간 매출 비중이 늘어난 ITO 사업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44.81%)보다 줄었다.

다만 롯데이노베이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아직도 SI 사업(75%)과 전산운영관리에 해당하는 SM 사업(17%)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브이시스 인수로 야심차게 시작한 전기차충전 사업은 매출의 8%에 그친다.

IT서비스 업계는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스마트팩토리 등 IT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을 볼 때 사업 역량이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캐시카우는 그룹사 SI에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두자릿수씩 성장하는 엔진이 어디인가를 봐야 한다”며 “고객들의 니즈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기술적으로 이를 따라가야 생존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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