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전장까지' 물들어오는 MLCC…먹거리 확보 나선 '소부장'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AI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에서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중요성이 부각,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술과 자동차 전장 산업은 빠르게 확장하면서 MLCC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AI 서버나 자동차 전장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 연산과 처리를 위해 고성능 부품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MLCC의 탑재량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MLCC 시장은 131억 달러(약 17조7570억원) 수준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IT·산업용 등을 모두 합해 8%가량으로 예상된다.
MLCC는 여러 층의 세라믹과 금속 전극을 교대로 쌓아 만든 커패시터다. 주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하며, 전자 회로에서 전압을 안정화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 다양한 전자 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특히 고성능 제품에서는 더 많은 수의 MLCC가 필요하다.
일반 서버의 경우 보통 약 1만 개의 MLCC가 탑재된다. AI 서버는 그보다 10배가량 많은 MLCC가 필요하며, 탑재량이 약 10만 개에 달한다. 고도의 연산 능력과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더 많은 전자 부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AI PC 역시 일반 PC 대비 MLCC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 PC에는 평균적으로 약 800~1000개의 MLCC가 탑재되는데, AI PC는 이보다 10%가량 많은 MLCC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에서도 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EV)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보다 약 3배 이상의 MLCC가 필요하며, 고급 전장 시스템을 갖춘 차량에는 최대 1만 개 이상의 MLCC가 탑재되기도 한다.
수요 확대에 MLCC 생산 기업들의 가동률도 올라가는 추세로 파악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LCC 수요 급증으로 인해 글로벌 MLCC 기업들의 가동률은 85%에 육박했다"라며 "내년 하반기 고사양 MLCC의 빡빡한 공급으로 추가 ASP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MLCC 기업들이 라인가동률을 높이는 등 시장이 확장하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을 찾는 소부장 기업들도 사업 확장에 서두르고 있다.
아바코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MLCC 생산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2019 년 하반기부터 공정 장비 개발을 시작, 2021년 2월에 일부 장비를 개발 완료, 생산업체에 공급한 바 있다. 현재 MLCC 공정 장비 중 검사기, 코팅기, 인쇄기 등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소재 기업인 에프앰은 내년 MLCC용 니켈 파우더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니켈 파우더는 MLCC의 내부 전극에 사용되는 중요한 소재다. 니켈 파우더는 전기 전도성이 우수하고 비용 효율이 뛰어나서 MLCC 제조에 적합한 소재로 평가된다.
코스모신소재는 MLCC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이형 필름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방 산업 확대 추세에 발맞춰 3공장을 증설, 케파(CAPA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이형 필름은 MLCC 제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모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와 전장 시장의 급성장은 MLCC 수요를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부장 기업들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MLCC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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