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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9월②] 클라우드 장벽 허문 오라클…시장 재편 신호탄?

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지난 9월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2024’가 성황리 개최됐습니다. 이번 행사에선 여러 중요한 발표가 이어졌는데요. 그중 단연 돋보인 건 오라클의 대대적 멀티클라우드 전략 확대였습니다. 특히 오라클은 이 기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을 깜짝 발표했습니다.

실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여러 오라클 고위 임원들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으로 AWS와 협업을 꼽았습니다. AWS에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확대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오라클과 AWS의 협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오라클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 AWS 및 구글과 모두 손잡은 건데요.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DB) 기업인 오라클이 클라우드 ‘빅3’와 협력하기로 하면서 클라우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기업들은 각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플랫폼에서 엑사데이터 DB 서비스, 자율운영 DB 등 오라클 최신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엔 일부 리전에만 적용되지만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고요.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서도 선호하는 CSP에서 원활하게 운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 오라클 결정으로 그러한 제약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라클은 이러한 개방적 접근으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해 멀티 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매트 가먼 AWS CEO와 아밋 재버리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담당 총괄은 각각 다른 OCW 2024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었는데요.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그동안 많은 고객들이 요청해 온 협력이 실현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고객들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오라클 이러한 전략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습니다. OCI가 다른 하이퍼스케일러에서 제공되면 OCI만의 차별화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대해 제니 차이-스미스 오라클 제품관리 수석부사장은 “많은 고객사들이 먼저 (다른 CSP)에 말뚝박기를 하면 그 말뚝을 벗어나기 어려워서 그런 것이지, OCI가 보안이나 기능 면에서 성능은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라클과 클라우드 빅3 협력은 단순히 기술적인 통합을 넘어 클라우드 생태계 전반에 걸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자사 강점인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더 넓은 고객층에게 제공하면서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고, AWS와 구글·MS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업 간 경계를 넘어 협력을 통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만큼, 앞으로 이 협력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팔로알토네트웍스, 'IBM 큐레이더' SaaS 자산 인수 완료=팔로알토네트웍스는 IBM 큐레이더(Qradar)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자산 인수를 완료했다. 이번 인수는 보안운영을 간소화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 접근 방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팔로알토네트웍스와 IBM은 관리형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다양한 산업 분야 글로벌 고객이 IBM컨설팅에 제공되는 무료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큐레이더에서 코어텍스 XSIAM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가비아, AWS 클라우드 이용료 지원…“석달간 최대 300만원”=아마존웹서비스(AWS) 공식 컨설팅 파트너 가비아가 신규 고객사에 AWS 클라우드 이용료를 지원한다. 3개월간 AWS 월 이용료 50%를 지원할 계획으로, 이는 최대 300만원에 달한다. 지원 범위에는 클라우드 이용료뿐만 아니라 매니지드 서비스, 보안관제 서비스 비용까지 포함된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오는 10월31일까지 가비아 AWS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전북 카카오클라우드 디지털혁신센터’ 들어선다…“디지털역량 강화”=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대학교, 아토리서치와 ‘전북 카카오클라우드 디지털혁신센터’를 구축·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전주대학교 스타센터 내에 디지털혁신센터를 개소한다. 디지털혁신센터는 도내 IT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및 재직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IT 기업 취업 연계를 지원한다. 올해 11월 개소 목표로 12월부터 가동 예정이다.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서 AI·클라우드 사용…인터넷망 차단조치 완화=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한 인터넷망 차단조치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서 데이터 가명화, 암호화 등 개인정보 유출 방지와 불법 접근 차단을 위한 보호조치를 적용한 경우 AI·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마케팅 목적의 데이터 분석과 연구개발을 위한 외부분석도구 활용도 가능해진다.

◆국정원 MLS 로드맵 발표에 쏠린 눈…국내 클라우드 시장 영향 ‘촉각’=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공공부문에 적용하는 새로운 사이버보안체계로서 ‘다층보안체계(MLS, Multi Level Security)’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MLS는 국가 전산시스템에 대해, 보유한 정보 중요도에 따라 ▲기밀(C, Classified) ▲민감(S, Sensitive) ▲공개(O, Open) 등 3등급으로 분류하는 것이 골자다.

중요도가 높은 C등급에선 기존의 물리적망분리를 포함한 강력한 보안체계가 유지되겠지만, S와 O등급에는 논리적망분리 기술 적용이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두고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는 불안감이 감돈다. 국정원이 MLS 시행으로 S와 O등급에선 민간 클라우드를 허용하는 방침을 밝히면서, 외산 클라우드 업체의 공공 시장 진입 가능성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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