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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인싸]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올해 말 '아파치6' 수주 가시화…신사업 진출도 고려"

고성현 기자
성남시 판교의 넥스트칩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공동취재기자단]
성남시 판교의 넥스트칩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공동취재기자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올해 4분기에는 넥스트칩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아파치6'의 대규모 수주 여부가 결정된다. 이 건이 잘 마무리된다면 단일 칩 공급 프로젝트 중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매출을 뒷받침할 신사업도 계획 중에 있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넥스트칩의 사업 비전과 개발 로드맵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규모 수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내년, 내후년 성과를 높이고 '국내 최고 인식용 프로세서 팹리스'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넥스트칩은 1997년 김 대표가 창업한 1세대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이다. 기존에는 영상·보안 용도로 활용하는 반도체 칩을 주력으로 개발해왔다. 이후 미래 먹거리로 신설한 오토모티브 사업부가 2019년 물적 분할되면서 기존 사명인 '넥스트칩'을 이어 받았고, 모회사인 영상·보안 사업부는 '앤씨앤'으로 사명을 바꿨다.

넥스트칩의 주력 사업은 이미지영상처리(ISP)와 실시간영상전송(AHD)용 프로세서로, 회사의 대다수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ISP는 국내 자동차 업체와 일본 및 동남아 업체, AHD는 폭스바겐 자회사인 스카니아나 베이징자동차 등으로 납품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ISP와 AHD용 칩 합산 매출 비중은 넥스트칩 전체 매출의 97%에 달한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AP는 매출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수주 확보에 성공한 프로젝트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칩 납품 확대가 예상된다. 현재 넥스트칩은 ▲멀티센싱 등에 집중한 '아파치4(APACHE 4)' ▲딥러닝 기능(NPU)을 탑재한 '아파치5' ▲자율주행/ADAS 도메인 컨트롤러(DCU)로 설계 된 '아파치6' 등 제품을 갖추고 있다.

올해 고객사와 기술 검증에 들어간 차세대 ADAS AP '아파치6'의 수주도 순항을 타는 모양새다. 아파치6는 기술 검증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칩은 관련 협의와 결정이 잘 마무리된다면 회사 단일 칩 기준 최대 규모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대표는 "아파치6는 채택하는 차량 제조사마다 차량 한 대 당 탑재 수량이 다르겠지만, 현재 모든 전략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맞춰둔 상황"이라며 "현재 수주를 기다리는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업체와 기술 검증(PoC) 등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파치6 등 ADAS AP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로 오랜 인식 기술 노하우를 꼽았다. 그는 "차량용 AP는 결국 센싱(Sensing) 경쟁이다. 차량 주변 인식에 대한 신뢰와 확률이 높아져야만 제어가 가능해진다"며 "넥스트칩은 CMOS 이미지센서CIS)와 열감지(Thermal), 라이다(LiDAR), 간접 비과시간(iToF) 센서 등 다방면의 센싱 기술을 다뤄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요가 둔화된 전기차 시장 환경 역시 넥스트칩의 기회 요소로 작용했다. 차량의 전동화가 더뎌진 만큼 선두 업체를 추격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이에 자동차 회사들과의 접점이 더욱 늘면서 신규 칩에 대한 가시적 성과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성남시 판교의 넥스트칩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공동취재기자단]
성남시 판교의 넥스트칩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공동취재기자단]

김 대표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내년 이후부터는 적자 경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봤다. 넥스트칩은 2019년 물적 분할 이후 연간 100억원에서 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지속해온 바 있다. ISP 등 주요 칩 매출은 꾸준히 이어졌으나, 차세대 칩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 규모를 뛰어넘은 결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두배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분기나 반기 기준으로는 내년 하반기부터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후년인 2026년부터 확실하게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염두에 둔 '아파치7'을 퀄컴, 엔비디아 등이 주력하는 중앙처리용 AP로 개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센서에서 감지한 정보를 처리해 전달하는 엣지 프로세서 뿐 아니라, 이를 전달 받아 전달하는 고성능 컴퓨팅 프로세서 시장으로도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현재 기획 중인 '아파치7'은 전작과 비교해 더 높은 컴퓨팅 파워를 갖춘 고성능 칩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칩의 적층 등 (첨단 패키징)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칩렛(Chiplet)으로 개발할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산업 외 타 분야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ADAS와 같은 자율주행, 센서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기회를 엿보겠다는 방침이다.

김경수 대표는 "센서 분야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전문으로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 하나의 미션"이라며 "센서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가지고 인식과 연결해 자동차와 신사업 등 여러 축의 방향성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것이 우리의 플랫폼이자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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