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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하반기 IPO 최대어라지만… 흥행 위협하는 마이너스 요인은?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케이뱅크 본사 전경. ⓒ케이뱅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케이뱅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린 케이뱅크가 내달 상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지만, 흥행 여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적지 않게 의지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정부의 주담대 축소 정책에 따라 향후 외형 확장에 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물론, 먼저 상장에 나섰던 비교 기업군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몇년새 폭락했다는 점 등이 이번 기업공개(IPO) 흥행에 마이너스 요소로 꼽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높은 업비트 의존도로 인한 수익성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경기침체로 부실채권 등 자산건전성까지 악화하고 있어 최대 1만2000원에 달하는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 상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내달 30일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내달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 수요예측, 같은 달 21일과 22일 일반 청약 진행 후 코스피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이다. 공모금액은 7790억~9840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3조9586억원에서 최대 5조원에 달한다.

케이뱅크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흥행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1.6% 증가했다.

이는 출범 이래 최대 순익이다. 연간 최대 순익 기록했던 2022년(836억원)을 반기만에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28억원의 순익으로 전년 대비 84% 급감한 순익을 만회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을까, 본질 경쟁력 의구심 여전… 케이뱅크에 뒤따르는 의문부호

하지만 이 같은 역대급 실적에도 케이뱅크 상장 흥행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케이뱅크의 본질적인 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케이뱅크가 이번에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택담보대출의 효과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 했다는 이유에서다. 주담대는 확실한 담보물을 전제로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은행 입장에선 웬만해선 손해를 보기 힘든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작용한다.

앞서 정부의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 효과 등에 힘입어 케이뱅크의 주담대가 폭증했는데, 최근에는 정부가 주담대 축소 정책을 펼치고 있어 향후 케이뱅크의 수익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케이뱅크의 지난 6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2조293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1.4% 급증했다. 전체 여신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9.2%에 달했다.

올 2분기 케이뱅크의 주담대 증가 규모는 9000억원을 넘어섰으며, 1분기말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약 1조원이나 늘어났다. 특히 1분기 케이뱅크의 전체 신규 아파트담보대출의 67%거 대환대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케이뱅크의 실적이 외부의 효과에 부풀려 진 것이란 지적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케이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흥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전체 예금 수신 가운데 업비트 고객 예치금의 비율은 20.7%에 육박한다. 이 기간 케이뱅크 전체 고객의 업비트 연결계좌 비중은 50%에 달한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과 계약한 카카오뱅크는 관련 고객 예치금 비중이 0.3%에 불과하다.

그만큼 케이뱅크의 영업이익과 고객수 등의 변동성이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는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과 예금 잔액이 수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케이뱅크는 자산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차주(돈을 빌린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대출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6월 기준 무수익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은 전년 동월 대비 대비 각각 574억원, 91억원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으로 이자수입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부실채권이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판정된 여신까지 포함하는 부실채권화될 가능성이 높은 채권이다.

이와는 별개로, 케이뱅크의 비교대상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도 IPO 흥행에 대한 우려 요소다.

유사한 사업을 다루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만큼 케이뱅크의 대한 투심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첫날 6만98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타며 지난 한해 동안 65%, 올해들어서만 20% 이상 쪼그라들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원선에 머물러 있다.

이는 SM엔터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즉 '대주주 리스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지만 이 외에도 주가 반등을 위한 본질적인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이 최근 대주주 리스크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이는 케이뱅크에겐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며 "하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땐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이 케이뱅크에 도움이 될 부분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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