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이유 있는 변신…뷰티 플랫폼 된 편의점, 델리 맛집 된 대형마트

왕진화 기자
[ⓒ이마트]
[ⓒ이마트]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업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 업체가 화장품 브랜드와 손잡고 차별화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대형마트는 김밥 한 줄보다 더 가성비 있는 햄버거를 출시하거나 시중가보다 저렴한 치킨을 선보이면서 소비자 발길을 붙잡는 것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로 각각 차세대 뷰티 플랫폼, 델리 맛집을 넘보고 있다.

◆잇따라 델리 강화…대형마트가 몰두하는 이유는?

이마트는 지난 26일부터 ‘어메이징 더블더블 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개 2980원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더블 버거 가격 대비 반값 수준이다. ‘어메이징 블랙통치킨 버거’ 1개 3480원이란 저렴한 가격을 갖췄다. 오징어 먹물빵에 국내산 치킨 가슴살 패티, 그릴드 어니언을 주재료로 쓰며, 스파이시 칠리소스 및 아메리칸&모짜렐라 치즈를 넣어 그 특유의 맛을 구현했다.

이마트가 어메이징 델리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맛’과 ‘가격’이 대형마트 델리의 본질임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메이징 델리 1탄인 ‘어메이징 완벽치킨’, ‘어메이징 회국수’는 훌륭한 품질과 가성비로 호평을 받으며 고객 발길을 붙잡았다. 출시 50일도 되지 않아 어메이징 완벽 치킨은 40만팩, 회국수는 5만팩이 넘게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으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도 식품 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에서 신선식품과 함께 델리 제품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마리 가격이 6990원인 ‘당당치킨’은 2022년 6월 출시됐는데, 지난 8월 기준 출시량 1000만팩을 넘겼다. 홈플러스는 델리 품질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당당치킨’은 이름처럼 당일조리·당일판매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100% 국내산 냉장 계육(8호)만을 사용해 겉은 바삭하며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그랑 그로서리’를 필두로, 마트 내부를 신선·즉석조리 식품을 비롯한 식료품 위주로 구성한 먹거리 특화 콘셉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 1호점인 은평점이 가장 대표적인 리뉴얼 성공 사례다. 44m에 이르는 긴 공간을 간편식과 즉석 조리식품으로 채운 ‘롱 델리 로드’가 초창기 성과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롱 델리 로드는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시작으로 ▲미국식 중화요리를 뷔페처럼 담아갈 수 있는 ‘요리하다 키친’ ▲대형마트식 오마카세를 표방하는 ‘요리하다 스시’ ▲마리네이드 생선 필렛과 시즈닝 스테이크 등 이색 간편 구이류를 한 곳에 모은 ‘요리하다 그릴’까지 다양한 코너로 구성됐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차세대 뷰티 플랫폼’ 선언한 편의점들…소용량 제품으로 편의성↑

CU에 따르면 연도별 화장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4.0% ▲2023년 28.3% ▲올해 1~9월(9/22 기준) 14.7%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편의점 이마트24도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을 확인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2022년 11% ▲2023년 36% ▲2024년(1월부터 8월까지) 21% 등 매년 두 자리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U 화장품 연령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대가 42.3%, 20대가 32.3%로 잘파세대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30대 11.8% ▲40대 10.1% ▲50대 이상 3.5% 순이었다. 특히 편의점은 뛰어난 접근성이 강점인 만큼, 이를 무기로 뷰티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CU는 소규격 가성비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해 잘파세대 공략에 나선다.

CU는 라이프스타일 코스메틱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3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3000원이다. 각 상품은 본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용량을 본품 대비 3분의 1 이상 줄이는 대신 가격은 3000원으로 고정했다.

이마트24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뷰티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화장품 3종을 출시하게 됐다. 3종은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100(5개입) ▲플루 바디스크럽 75㎖ ▲플루 클렌징폼 75㎖ 등이다.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는 ‘미세침(마이크로니들) 에센스’로, 미세한 바늘모양의 입자인 ‘스피큘(Spicule)’이 주성분이다. 미세침이 피부에 자극을 주어 유효 성분의 빠른 흡수와 필링을 도와준다. 이마트24 단독으로 선보이는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100은 편의점 채널에 맞게 1.5㎖ 용량의 개별 포장된 스틱형 제품 5개가 한 팩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7900원이다.

이 밖에도 세븐일레븐은 동대문 복합쇼핑몰 ‘던던’에 패션·뷰티상품을 내세운 특화 점포를 개점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동대문던던점을 시작으로 패션·뷰티 특화 점포 운영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해당 매장을 통해 집결되는 외국인 관광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빠르게 변화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예측하고 글로벌 세븐일레븐 수출 전략에도 이를 반영해 운영할 예정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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