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I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딥페이크 사기 예방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딥페이크 사기·성범죄 등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산업계에서는 ‘AI에는 AI로’를 내세우며 기술적인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 분야에서도 딥페이크 사기 등을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 AI를 적극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8일 쿠날 차터지 비자 아태지역 이노베이션 총괄은 ‘서울 핀테크 위크 2024 컨퍼런스’에서 ‘거래에서 혁신으로–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챗GPT가 우리 삶에 유용한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사기꾼들도 AI 힘을 활용해 고도화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많은 기업 대표나 정치인들이 이같은 불법 활동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거짓 뉴스, 콘텐츠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사회 전반에서 딥페이크 범죄로 인한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도 차례대로 관련 대응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구글 딥마인드는 최근 ‘신스ID(SynthID)’를 베타 출시한 바 있다. 신스ID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삽입해 조작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도구다. 인텔도 딥페이크 탐지 기술 ‘페이크캐처(FakeCatcher)’를 공개했으며, 센시티는 얼굴 조작 감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통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사용해 고객신원확인(KYC)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차터지 총괄은 “비자는 30년간 AI에 투자해 온 결제시장 기업으로, 지난해에는 1억달러(한화 약 1350억원) 규모 AI 벤처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며 “자체적으로 추산한 결과, AI를 기반으로 한 사기 범죄 예방 리스크 프로덕트를 통해 260억 달러(한화 약 35조 870억 원) 피해 금액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결제시장 동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아시아태평 지역은 북미나 유럽 등 다른 곳에 비해 결제 시장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트래블월렛, 센트비 등에 투자를 진행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트래블월렛은 해외 여행 특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기업이다. 센트비는 국내에서 외국인 거주자 대상으로 다양한 외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차터지 총괄은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기업들과 연이 닿았다”며 “자금조달 뿐 아니라 솔루션 공동 개발도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대중교통 결제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울은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교통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어 편리하지만, 결제 시스템이 폐쇄적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차터지 총괄은 “서울 대중교통 결제시스템은 폐쇄형 루프 시스템으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대중교통을 위해 따로 결제 수단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상호 운영이 가능한 오픈 루프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진정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대규모 은행부터 소규모 중소기업까지 지급 결제 이해 당사자들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전체 산업과 생태계의 나은 미래를 위해 논의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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