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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4]“엉터리 데이터로 100억원 혈세 낭비”...AI구축사업 관리부실 수면위로

오병훈 기자
[ⓒ박충권 의원실]
[ⓒ박충권 의원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진행해오던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이하 AI데이터 구축 사업)’ 참여 기업이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수 참여 기업들이 허위 인건비 책정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업비를 빼돌렸다가 적발돼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NIA는 자체 감사 실시 결과 AI데이터 구축 사업에서 3개 기업이 작업량을 과다 산정해 50억70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을 적발했다. 지난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해 적발한 4개 기업의 편취금액 30억8000만원과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 의해 적발된 1개 기업 편취금액 18억4000만원을 합치면 총 100억원에 육박한다.

해당 사업은 AI에게 학습시킬 각종 산업용 데이터셋을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예컨대 농수산물 제품 검수 등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농수산물 등급별 제품 사진을 AI에게 학습시키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사업 참여 기업은 사업비를 통해 A에서 D등급 사과 사진을 로우데이터를 수집해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일부 기업에서 ▲허위 인력 투입과 위탁사업자를 구해 사업비 지급한 후 돌려받는 방식으로 편취하거나 ▲데이터 수집 비용을 영상 제공 농장에 지급한 후 일부를 되돌려받는 식으로 사업비를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참여 기업 중 2개 기업에 대해서는 징역형이 확정됐으며, 2개 기업은 관계자 구속 상태에서 3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추가로 3개 기업에 대해서는 검경 당국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적발된 기업과 관련해서 NIA는 수사를 통해 환수액 확정·통보하고, 가압류 등 강제집행 추진할 계획이다.

문제는 편취된 금액은 총 100억원 규모지만, 현재까지 환수된 금액은 약 2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관련해 박 의원은 NIA 측에 철저한 조사를 통한 재발방지 및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명목으로 급하게 사업을 추진한 게 부실한 사업관리로 이어져 '품질 미흡'과 '부당 편취'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사업비 편취는 국민의 혈세를 도둑질한 것인 만큼 관리 책임이 있는 NIA가 철저하게 환수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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