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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계열사 CEO 7명 임기 만료… 연임없는 인사 '쇄신' 태풍 불까

강기훈 기자

-우리은행·우리금융캐피탈 CEO… 실적 좋지만 '내부통제' 발목

-우리카드·우리신탁자산, 올 상반기 실적 아쉬움

-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신용정보 CEO는 이미 한차례 연임, 교체 전망도

-분위기 쇄신 필요성 높은 상황 "결국 임종룡 회장 의중에 달려" 금융권 중론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임을 인선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작년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르면,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여러 계열사가 전임 회장의 친인척 법인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으로 인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분위기 일신을 위해서라도 올 연말 계열사 CEO인사에서 대대적인 '쇄신'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14개 계열사 가운데 7곳의 CEO 임기가 올해 12월말로 종료된다.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대표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다.

앞서 그룹측은 차기 CEO 승계 절차에 착수하고자 우리금융은 지난달 27일 1차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했다. 이어 속속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후보군을 추린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계열사 CEO들중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연임이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높다. 두 곳 모두 올해 상반기 발군의 실적을 거뒀으나 결국 내부통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우리은행이 약 4년에 걸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사실을 적발했다. 이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이 친인척 관련 회사에 14억원을 내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작년보다 좋았기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조 행장과 정 대표는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올해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특히 우리금융에 관심이 집중돼있기때문에 우리금융이 두 계열사 대표를 연임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우리금융그룹내에서 '내부통제' 이슈에 비껴간 계열사들은 실적이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

이런 점에서 우리카드와 우리자산신탁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8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작년보다 2.4% 성장했다. 그러나 하나카드(60.6%), 신한카드(19.7%) 등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땐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분석이다.

우리자산신탁 역시 올 상반기 9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5% 급감한 수치다.

이밖에 큰 부침이 없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와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의 경우 계열사 대표들의 연임 가능성은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와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는 2022년 취임해 이미 한 차례 연임한 바 있기때문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전언이다.

한편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 회장은 올해 자추위 의장으로서 계열사 대표 선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임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부당대출 건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사퇴 의사를 내비치진 않았다.

또,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자회사 임원 선임 시 회장과 자회사 대표가 사전 합의를 거치는 이른바 '자회사 임원 사전 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열사 대표 선임에 대한 권한은 여전히 남아있어 임 회장의 의중에 올해 인사 개각폭의 크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은 자추위 의장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며, 대표 이사 선임에만 관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열사 대표 선임 과정은 현재로선 알 수 없으며, 최종 후보를 추후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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