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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에 '노스볼트' 자회사 파산...국내 장비업계 '빨간불' [소부장박대리]

배태용 기자
노스볼트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 전경. [ⓒ노스볼트]
노스볼트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 전경. [ⓒ노스볼트]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가 추진했던 스웨덴 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자금 문제로 중단되면서, 이를 지원하려던 배터리 제조 장비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 확장 라인에 들어갈 여러 장비 공급 계약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될 공산이 커서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자회사 노스볼트 에트 익스펜션 AB(Northvolt Ett Expansion AB)가 지난 8일(현지시각) 파산을 신청했다.

이 자회사는 노스볼트 에트 배터리 셀 공장의 확장을 책임지고 있었으나, 9월에 확장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재정적인 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해당 프로젝트는 스웨덴 스켈레프테오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 능력을 세 배로 확장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이번 파산은 노스볼트가 겪고 있는 재정적 문제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노스볼트는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면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스볼트는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같은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지다. 그러나 한국의 배터리 제조사들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어, 노스볼트는 기술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같은 외부 요인도 노스볼트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내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노스볼트는 확장 프로젝트를 지속하기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이번 파산으로 이어지게 됐다.

문제는 노스볼트의 확장 중단으로 인해 장비사들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스웨덴 공장 확장을 위해 자동화 장비를 공급하려던 여러 기업이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국내 장비업체 SFA는 이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파산으로 인해 계약 이행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지난 11일 SFA는 기존에 공시했던 2건의 이차전지 제조 장비 공급계약의 진행이 중지됐다고 공시했다. SFA는 지난 2022년 8월 1억3650만달러(약 1832억원), 2023년 8월 1억6136만달러(약 2165억원) 등 약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계약 중지로 상반기 말 별도 기준 SFA의 수주잔고는 약 1600억원이 제외된 9900억원 규모가 됐다.

SFA는 채권 회수 전략 등을 모색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SFA는 "일정 부분 피해가 불가피하겠지만, 국내 유수의 대형 법무법인 및 현지의 법무법인 등과의 협업을 통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납품을 위해 비용이 일부 투입됐지만 선수금 30%를 수취했고, 제작을 중지한 재고자산에 대해서는 장비를 타 고객사 납품용으로 전환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장비업체 씨아이에스, 이노메트리도 유사 상황을 공시했다. 씨아이에스는 지난 2022년 6월 각각 2724만달러, 2340만달러 규모 계약 2건, 2023년 3월 3207만달러 규모, 총 3건의 전극 공정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씨아이에스는 정정 공시를 통해 해당 계약 중 2022년 6월 체결한 2건에 대해 각각 중도금의 70%인 1907만달러와 선수금의 20%인 468만달러를 수취했다고 밝혔다. 2023년 3월 계약의 경우에도 선수금의 20%인 641만달러를 수취했다고 덧붙였다.

이노메트리는 지난 2022년 12월 770만 유로 규모의 이차전지용 X-ray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40%인 약 308만 유로를 수취한 상태다. 에노메트리는 "추후 계약상대방의 파산절차에 따라 법정관리인과 추가적인 채권 회수, 승계 등을 적극 협의해 잔여 채권 회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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