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꾸준히 먹으면 체지방 감소"…韓 연구팀, 첫 임상시험 확인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가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국내 임상시험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세포 및 동물실험에 이르는 '전임상시험'부터 대규모 코호트 자료 기반의 영양역학 분석을 거쳐, 최근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완료해 김치의 항비만 효과에 관한 과학적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지난 3년간(2022~2024년)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세포실험을 통한 항비만 활성 기초연구를 시작으로 비만 유도 동물모델을 이용해 체지방 31.8% 감소 효과를 확인하여 비만 개선에 관한 작용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힌 바 있다.
또한 대규모 코호트 자료인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의 13년간의 식사 조사와 신체 계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2~3회(50g/회)씩 김치를 섭취하면 체질량 지수(BMI)가 약 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남성의 경우 김치를 하루 1~3회 섭취하면 비만 발병률을 약 1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김치 섭취와 체중 감소와의 상관성을 구명했다.
김치의 건강기능성에 관한 신뢰도 높은 연구결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의 복잡한 반응에 관한 해석과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었다. 지금까지 김치의 항비만 효과 검증 연구는 세포 및 동물실험, 영양역학 분석을 통해 진행됐지만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 홍성욱 박사 연구팀은 부산대학교병원 신명준 교수팀과 협력해 BMI(체질량지수) 23~30kg/m2의 과체중 이상 성인남녀 55명을 대상으로 인체측정, 혈액 바이오마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조사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들은 배추김치(2주 동안 4℃에서 발효)를 동결건조해 김치분말 제형으로 만든 캡슐을 하루에 끼니당 3캡슐씩(1일 김치 섭취량 60g 기준) 3개월 동안 섭취했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체지방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 2.6% 감소한 반면 김치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은 4.7% 증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대상자들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 김치 섭취 후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증가했으며 비만과 관련된 프로테오박테리아의 개체수는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장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단쇄지방산(SCFAs)을 분비해 염증을 낮추고, 대사증후군이나 비만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장내 유용 공생미생물이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은 "전임상부터 임상시험까지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체계적으로 밝혀내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건강식품으로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항비만뿐만 아니라 장 건강 개선, 면역증진, 항암 효과 등 김치의 건강기능적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김치가 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치의 항비만 효과 관련 인체적용시험 연구는 '저널 오브 펑셔널 푸드(Journal of Functional Foods, IF 3.8)'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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