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은행 종노릇' 비판 무색… KB금융 등 5대 금융, '이자장사' 논란속 올해 최대 순익 예고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16조원을 넘어섰다. 리딩금융은 KB금융이, 리딩뱅크는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한편으로는 고금리와 가계대출 급증이 맞물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성장한 만큼, '이자장사'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조5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5조6314억원보다 5.9%(9237억원)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2022년 3분기 기록했던 15조8261억원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기도 하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는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 3분기 리딩금융 왕좌는 KB금융이 거머쥐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3699억원으로 작년 동기 4조3520억원과 견줘 0.4%(179억원) 소폭 늘었다. 특히 3분기만 놓고 봤을 땐 1조596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1조3371억원보다 19.4%(2589억원) 증가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누적 기준 3조985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작년 동기 3조8183억원보다 4.4%(1673억원) 늘었다. 3분기에는 1조2386억원의 순이익을 보여 1년 전 1조1921억원 대비 3.9%(465억원) 증가했다.
3위인 하나금융은 누적 기준 3조225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작년 동기 2조9779억원보다 8.3% 증가한 규모다. 3분기 순이익은 1조1566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9570억원보다 20.9%(1996억원) 늘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591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2조4382억원과 비교해 9.1%(2209억원)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9036억원으로 작년 동기 8990억원 대비 0.6%(46억원) 늘었다.
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3151억원으로 나타나 작년 동기 2조450억원보다 13.2%(2701억원)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5613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3391억원보다 무려 65.5%(2222억원) 급증했다.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이 선두를 달리며 리딩뱅크 왕좌에 등극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3조10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작년 2조5991억원보다 19.4%(5037억원) 늘어난 수치다.
하나은행이 3분기까지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2위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 2조7664억원 대비 0.5%(144억원) 증가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3분기까지 2조53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3위를 차지했다. 1분기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반영한 여파로 작년 동기 2조8058억원보다 9.5%(2673억원) 가량 순이익이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24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조2898억원 대비 10.2%(2346억원) 늘었다.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561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 1조6052억원과 견줘 3.2%(509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을 포함한 국내 금융지주들이 실적 잔치를 벌인 데에는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37조6161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 36조7099억원보다 2.5%(9062억원)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국내 은행들은 3.5%에 달하는 고금리를 누려왔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 또한 늘어났다. 은행권이 이자잔치를 벌일 환경이 구조적으로 조성됐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와 은행들을 향한 '이자장사'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록 금융권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막대한 이자이익 증대를 통해 실적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1년 전인,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격한 표현으로 은행권을 직격한 바 있다.
그러나 오히려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더 늘어난 만큼 논란은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급증과 고금리가 맞물려 이자이익이 극대화된 면이 없잖아 있다"며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금리인하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어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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