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컨택센터 시장 경쟁... 제네시스vs ECS텔레콤‧나이스 ‘맞대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컨택센터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다. ECS텔레콤이 글로벌 기업 ‘나이스(NICE)’와 손잡고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2018년부터 국내 클라우드 컨택센터(CCaaS) 시장을 선도해온 제네시스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CCaaS 시장은 연평균 19%로 고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 정도를 기록했다. 국내서도 기존 구축형(온프레미스) 컨택센터가 AI 활용이나 멀티채널 통합, 셀프서비스 제공 등 변화하는 고객 요구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클라우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해남 ECS텔레콤 대표는 “국내 컨택센터 시장에서 CCaaS 점유율은 현재 10% 미만이지만, 향후 3~4년 내 5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금융권 클라우드 규제 완화 움직임은 시장 확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CCaa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기업들 한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25년 업력의 ECS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기업 나이스와 손잡고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번 경쟁 구도는 글로벌 시장 축소판으로도 볼 수 있다. 제네시스와 나이스는 글로벌 컨택센터 솔루션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23억달러(약 3조18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나이스 같은 기간 23억70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양사는 모두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ECS텔레콤은 나이스와 함께 국내에서 제네시스와 경쟁한다.
제네시스는 국내에 2018년 진출해 국내 처음으로 SaaS 기반 컨택센터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미 아모레퍼시픽‧AIA‧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형 고객사들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제네시스는 세일즈포스‧서비스나우 등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단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서도 GS네오텍, 한솔인티큐브 등 15개 파트너사와 협력 중이다.
이제 막 국내에 진출한 나이스는 레퍼런스가 부재한 상황이다. 후발주자인 ECS텔레콤은 나이스의 CCaaS 플랫폼 ‘CX원’을 지난 2년간 현지화시킬 방안을 연구했다. ECS텔레콤이 25년간 온프레미스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스 CX원에 한국어 기능을 결합했다. 특히 음성인식(STT) 부문에서 품질을 옾이는 ‘보이스팝’을 구성해 인식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남정운 ECS텔레콤 파트장은 “CCaaS에서 허들이 되는 건 음성인데, 국제번호나 인터넷전화 아닌 일반 아날로그‧디지털 회선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한국어 지원은 SaaS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도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클라우드 활용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ECS텔레콤은 이에 대응해 나이스 CX원과 고객사 사이에 DMZ 구간을 별도 구축하는 등 보안 체계를 강화했다. 제네시스 역시 까다로운 국내 규제와 준수 기준을 충족하며,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 확보 및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단 실제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기반에서 CCaaS로의 전향적 결정을 설득하기 위한 고민도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클라우드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금융 규제 등이 완화됐긴 했지만 섣부르게 시작하기보다 현재는 눈치를 보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각 솔루션 현지화 수준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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