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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 계열분리로 ‘독자 경영’ 나선 신세계…현대百은 ‘형제 경영’ 강화 수순

왕진화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최근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형제·남매 경영을 강조하면서도 각각 다른 제스처를 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선언하면서 ‘정용진-정유경’ 남매 간 독자 경영의 첫발을 공식화했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형제 경영을 강조한 모습이 부각됐다.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이 승진했지만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하는 등 단일 지주사 체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끄는 것이다.

◆이마트·신세계百 계열 분리 공식화…남매 경영→독자 경영

앞서 지난 30일 신세계그룹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바로 백화점 부문을 이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는 내용이었다. 그간 신세계그룹은 2019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한 뒤 각각 당시 총괄사장이던 정유경 회장과 정용진 회장이 맡아왔다.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부문은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중심축으로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편의점),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SSG닷컴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워 왔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를,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총괄회장이 현재 각각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10%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증여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에 계열 분리의 명분을 확보했다는 게 신세계그룹 측의 설명이다.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이미 각 회사의 분리 경영이 지속돼온 만큼 이번 인사로 인한 경영 기조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계열 분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회장이 각자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시간도 충분하다는 시선도 있다.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현대百그룹 부회장,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회장으로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형제 경영을 강화하는 등 안정적 기조를 택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공동경영을 이어간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정교선 회장의 승진 배경으로는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규 임원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래 지향형 인재를 선임한 것을 기반으로, 그룹의 지속 성장에 필요한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지난해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된 만큼, 올해는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전원 유임시켜 불황 속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혁신에 매진토록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일부 필요한 경우 대표이사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그룹에 이어 현대백화점그룹이 연일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롯데그룹에도 이목이 쏠렸다.

롯데그룹은 다음달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신동빈 회장이 호스트 자격으로 참석함에 따라 연말 정기 임원인사도 해당 행사 이후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말이나 오는 12월께 임원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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