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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엇갈리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거취 다음주 나올까… 연임 여부 '안갯속'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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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가운데,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 CEO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적정 대출 건의 책임을 현 경영진에게도 묻고 있는 만큼,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올해 발군의 실적을 거두고 있어 연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우리금융 이사진이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의에는 사외이사 7명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날 이사진이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개최를 위해 모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와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특정 인물의 연임 여부나 안건을 의결하진 않았다"며 "회사의 주요 현안 등을 중심으로 브리핑이 진행됐으며, 참여자 간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오갔다"고 밝혔다.

이날 우리금융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여러 차례 자추위만 열어 자회사 CEO를 선임하던 관행을 깨고 후보군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부분은 역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부적 대출 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여전히 우리금융에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임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금감원장을 향해 "(금감원이) '임 회장을 못 내보내면 우리가 옷 벗어야 한다' 이런 전언이 들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상 금감원이 조 행장과 임 회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금감원과 우리금융은 최근 현 경영진의 부적정 대출 인지 시점과 관련해 공방을 주고 받았다. 금감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작년 말 이미 우리은행이 범죄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 경영진이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능성은 낮지만 조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국감장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금융 인사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야를 막론해 쏟아졌고, 이에 이복현 원장은 "우리금융 건은 제가 다 잘한 게 아니다"라며 한발 뒤로 물러난 바 있다.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는 검사대로 하되, 인사권은 우리금융에게 온전히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의 불편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결국, 조 행장의 운명은 우리금융 손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우리은행이 올해 준수한 실적을 거둔 점 또한 연임설에 무게를 싣는 근거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524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2조2898억원과 견줘 10.2%(2346억원) 늘었다.

비록, 시중은행 중 4위에 머무르긴 했으나 1위인 신한은행(3조1028억원)과 5784억원 정도의 격차가 난다. 앞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기에, 실적으로는 조 행장을 비판하기 힘든 노릇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조 행장이 아직까지 스스로 사퇴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연임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에 조 행장의 연임 여부는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르면 다음주 차기 행장 롱리스트가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박장근 부행장과 유도현 부행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조 행장이 롱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연임은 자동적으로 물 건너간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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