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초대한 글로벌 AI 스타트업 대표는 누구?...오픈AI·람다·퍼플렉시티까지 ‘눈길’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SK AI 서밋 2024’에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루키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주역 오픈AI 부터 람다,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 대표들이 연사로 무대에 오르는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도 모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4일과 5일 양일간 삼성 코엑스에서 SK AI 서밋 2024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국내외 AI 생태계 기업 C레벨 인사들과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범용인공지능(AGI) 시대 공존법과 생태계 강화 방안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AI에 진심 최태원 회장…유수 AI 스타트업 대거 초대
최 회장은 근래 AI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미국 출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창립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만난 바 있다. 같은달 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모이는 경영 전략 회의에서는 “AI 말고는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계열사별로 AI와 접점을 늘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SK그룹 사업에도 온통 AI 투성이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핵심이 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SK텔레콤에서는 글로벌 검색 AGI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며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SK네트웍스에서는 AI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기도 했다. 매년 진행되던 SK 기술 컨퍼런스 ‘SK 테크 서밋’ 행사 이름도 올해는 ‘SK AI 서밋’으로 바꿔 열리게 됐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무대에 오를 정도로 신경쓰고 있는 행사인 만큼 이날 행사 연사 라인업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내 유수 스타트업 대표가 대거 참석한다. 샘 울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창립한 그렉 브록만 회장 겸 사장과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도 무대에 오른다.
생성형AI 열풍 이끈 오픈AI…"휴가 내고 한국 왔네" 그렉 브록만 사장 겸 회장
생성형 AI 모델 시장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에서는 그렉 브록만 사장 겸 회장(이하 사장)이 무대에 오른다. 가장 주목 받는 생성형 AI 기업 주요 인사인 만큼, 최태원 회장 기조 연설 직후 ‘AI미래’를 주제로 이준표 SBVA 대표와 대담을 나눈다.
브록만 사장 겸 회장은 하버드대학교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했다. 대학 재학 중 학업을 중단하고 미국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 초기 멤버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핵심 개발자로 성장하면서 일찍이 최고기술책임자(CTO)자리에 오르는 등 회사 중역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15년, 그는 AI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스트라이프 CTO 자리를 두고 오픈AI 초기 창립 멤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샘 울트먼, 일리야 서츠케버 등과 함께 오픈AI를 공동설립한 그는 개발자 출신 답게 GPT-2, GPT-3, GPT-4 등 오픈AI 주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주도했다. 샘 울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대외 활동에서 가장 많은 모습을 비치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인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가 처음부터 AI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었다. 오픈AI 합류 이후 본격적으로 머신러닝 등 AI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19년 7월 자신의 블로그 홈페이지를 통해 회고하며 “오픈AI에서 처음 3년 동안 나는 머신 러닝 전문가가 되는 것을 꿈꿨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수학과 프로그래밍 공부를 통해 2017년에 본격적으로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AI 개발 인프라 제공하는 ‘람다’...스티븐 발라반 CEO
생성형 AI는 딥러닝 기술 응용한 분야 중 하나다. 다양한 AI 기술로 파생될 수 있는 일종의 방법론, 기술인 셈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딥러닝은 여러가지 도구가 들어 있는 연장통, 생성형 AI는 그 연장통에서 꺼낸 도구로 만든 제품이다.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에 기반한 복잡한 계산이 수반된다. 일반적인 컴퓨터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작업이다. 빠르고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또,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그 슈퍼컴퓨터를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동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같은 AI 개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 바로 ‘람다’이다. 람다는 AI 개발자의 연구를 위한 딥러닝 특화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다. 딥러닝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 제공하고, 클라우드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스턴스를 제공하여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딥러닝 작업을 지원한다.
람다를 설립한 스티븐 발라반 CEO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부터 컴퓨터 머신러닝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지난 2012년 람다를 세웠다. AI 연구를 위한 컴퓨팅 자원 부족을 겪는 이들을 지켜보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생각해냈다. 그는 람다를 이끌면서 사용자 친화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 AI 연구개발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AI를 위한 ‘요람’을 제공하는 기업 수장답게 그는 개발 접근성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협력을 중시하며, 공유를 통해 AI 생태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봤다. 기술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민주적으로 제공돼야 하며, 이를 통해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의 과거로 시간을 돌려 행적을 살펴보면, 그가 말하는 ‘오픈소스 협력’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구글이 출시한 웨어러블 PC ‘구글 글래스’에서 작동하는 얼굴인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발한 바 있다. 해당 API가 적용된 구글 글래스를 쓰고 상대방을 쳐다보면, SNS 등 정보를 기반으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그는 해당 API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하지만 이내 해당 API가 구글 보안 정책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연히 구글 측에서는 해당 API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자유분방한 발라반 CEO 개발 철학이 잘 드러난 에피소드다.
검색시장 파인튜닝으로 주목받는 퍼플렉시티…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
파운데이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LLM 기능을 특화시키는 미세조정(파인튜닝) 기술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파운데이션 LLM은 범용성이 넓지만 특정한 기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알맞는 미세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로서 AI 모델 주된 효용성은 ‘검색’에 있기 때문에 검색 특화 미세조정을 거친 다양한 LLM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 ‘챗GPT’ 시리즈를 비롯해 엔스로픽 ‘클로드’ 등 다양한 파운데이션 LLM을 동시에 활용한 검색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퍼플렉시티는 미세조정을 통해 최신 데이터에 기반하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환각(할루시네이션)을 줄이는 등 검색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퍼플렉시티를 이끌고 있는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는 인도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재학시절부터 딥러닝, 강화학습,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를 통해 각종 국제 학술지 및 컨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전형적인 ‘AI 덕후’ 면모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발전된 정보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지난 2022년 퍼플렉시티를 설립하게됐다. 발라반 람다 CEO가 기술 접근성을 강조한 것과 유사하게 스리니바스 CEO도 정보 접근성을 중요시 했다.
AI로 지식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 검색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퍼플렉시티 사업의 주된 목표다. 정보가 차고 흐르는 현대 사회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검색 AI의 역할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과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한 주요 기업 중 하나다. 양사는 AI에이전트(AI비서) 공동 개발을 목표로 협력한다. 지난 6월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한화 약 135억원)을 투자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아울러 SKT 이용자에게는 ‘퍼플렉시티 프로’ 이용권을 지급하는 등 구체적인 상호 협력 사례를 확대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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