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담 완화’ 벽 여전히 높았나…배달앱 상생협의체 11차 회의도 합의 실패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마지막 회의였던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1차 회의마저 배달플랫폼사와 입점업체 간 의견 조율에 실패하고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최종적으로 상생 협의가 불발됐다. 양사의 제안 모두 상생협의체의 출범 취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게 공익위원 측 판단이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는 지난 7일 오후 2시30분부터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11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배달의민족(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플랫폼 4사와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 등 입점업체 단체 4곳, 공익위원, 특별위원 등이 참석했다.
◆배달플랫폼 3사가 11차 회의서 내놓은 최종 상생안은?
그간 배달플랫폼들은 제6차 회의부터 제11차 회의에 걸쳐 각기 가능한 상생방안을 제시했으며, 상생협의체는 이들 제안과 입점업체 측의 요구를 함께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해왔다. 4개 입점업체 단체 측은 상생협의체 출범 당시부터 꾸준히 수수료 등 부담 완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기본수수료를 5%까지 인하하고,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수수료율을 도입해 2%까지 낮추는 방안을 4개 단체 단일안으로서 요구했다.
전날 제10차 회의에서 배민과 쿠팡이츠는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보다 더 나아간 차등수수료율 도입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개사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배민은 중개수수료를 자사 거래액을 기준으로 해 ▲상위 3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상위 3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200~32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 일부 전통시장에서 시범으로 중개수수료 0%를 부과하던 것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다만, 배민은 쿠팡이츠가 동일한 수준의 상생방안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이러한 내용을 이행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를 자사 서비스 거래액을 기준으로 중개수수료를 ▲상위 10%에 대해서는 9.5% ▲상위 10~20%에 대해서는 9.1% ▲상위 20~50%에 대해서는 8.8% ▲상위 50~65%에 대해서는 7.8% ▲상위 65~80%에 대해서는 6.8% ▲하위 20%에 대해서는 2.0%로 낮췄다.
대신 배달비는 ▲기존 1900~2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하고 ▲거래액 상위 50%에 대해서는 할증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본거리(1.5㎞) 초과 시 100m당 100원, 악천후 시 할증이 약 1000원 붙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기요는 기존에 제안했던 바와 같이 ▲가게배달‧요기배달 모두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인하(12.5%→9.7%)했던 것과 ▲포장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수수료를 인하(12.5%→7.7%)했던 것을 유지한다.
아울러 요기요는 ▲요기요 주문 수가 늘어나면 늘어난 주문 수에 대해 배달은 최대 4.7%, 포장은 최대 2.7%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하는 한편, ▲거래액 하위 40% 입점업체에 대해 중개수수료의 20%를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내용의 상생방안도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상생 협의 도출 성공…배민·쿠팡이츠는 합의 최종 실패
공익위원들은 긴 논의를 거쳐 배민과 쿠팡이츠가 이러한 중재 원칙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상생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설득했으나, 이에 부합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
먼저 공익위원들은 배민의 제안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상승시킨 점, 상생방안의 시행에 타사의 상생방안 시행 여부를 조건으로 건 점을 아쉬운 점으로 평가했다.
또, 쿠팡이츠의 제안에 대해서는 수수료율 인하 수준이 낮고,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상승시킨 점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공익위원들은 특히 중개수수료의 인하가 배달비, 광고비 등 다른 부담항목으로의 풍선효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으며, 양사의 제안 모두 상생협의체의 출범 취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다고 봤다.
아울러 쿠팡이츠의 제안 수준이 배민이 제안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만큼, 최종적으로 양사의 제안 모두 시행에 들어가지는 못하게 됐다. 요기요는 제안했던 상생방안을 자발적으로 시행할 것을 약속했다.
공익위원들은 마지막으로 오는 11일까지 ▲쿠팡이츠에게는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 원칙에 가까운 수준의 상생방안을 새로 제시할 것을, ▲배달의민족에게는 현재의 상생방안에 대해 개선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번 상생협의체에서 입점업체 측은 정부에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한 조치와 지속가능한 상생기반 마련을 요청했다.
정부는 이러한 요청에 따라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공공배달앱 통합포탈(앱) 구축·홍보를 추진해 지자체·배달앱별로 흩어져있는 공공배달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공공배달앱에서 온누리상품권이 등록·사용될 수 있도록 공공배달앱 측에서 별도 전통시장 카테고리를 마련할 경우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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