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학회, 패션 플랫폼의 PB 출시 영향력 분석…“긍정 파급효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무신사에서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가 플랫폼 내에서 거래 활성화, 입점 브랜드 매출 증대 등의 전반적 성과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무신사에 따르면, 이유석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와 김종대 전남대 경영대학 교수가 지난달 ‘2024 한국유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패션 유통 플랫폼의 PB 출시가 입점 브랜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 무신사 사례를 중심으로’ 학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과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무신사의 전체 거래 활성화에 유의미한 양(+)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이 늘어날수록 무신사 전체 거래액과 일거래액을 거래 건수로 나눈 거래당 매출액이 덩달아 성장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무신사 스탠다드의 거래당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플랫폼 전체의 신규회원 수도 확대된다는 점도 밝혀졌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 중에서 무신사 스탠다드와의 유사도를 기준으로 나눈 경쟁 및 비경쟁 브랜드의 매출과 PB 매출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양의 효과가 확인됐다.
PB 매출이 비경쟁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보였는데, 이는 무신사 스탠다드 출시로 인해 무신사 내에 신규 고객 유입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비경쟁 브랜드의 구매도 늘어나는 긍정적 ‘파급효과(spillover effect)’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연구진은 무신사 스탠다드와 상품군이 유사해 경쟁 관계에 있는 브랜드의 경우에도 PB 출시로 인한 무신사 신규 고객 유입의 긍정적 파급효과를 경험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사 포지셔닝의 브랜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업계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플랫폼이 PB를 출시할 경우 플랫폼 입점 업체와 마찬가지로 판매자의 입장에서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증가하고 서비스 수준이 향상돼 신규 회원 유입과 기존 회원의 재구매율을 높여 입점 브랜드의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특정 세분시장을 확대해 이른바 ‘대세’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구매 가능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조사가 무신사 내에서의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패션 플랫폼으로 동일하게 적용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버티컬 패션 플랫폼의 특수성으로 인해 오픈마켓, 종합몰 등의 일반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이유석 교수는 “패션 플랫폼 사업자의 PB 출시가 플랫폼 전체의 성과, 비경쟁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유통업체의 PB 출시는 입점 브랜드와 단순한 경쟁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사 우대 정책(self-preferencing)과 분리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 무신사의 의뢰로 진행됐다. 무신사는 연구진의 요청에 의해 데이터만 제공했고, 연구 진행과 분석 등은 독립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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