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근처에 전자파 신호등 설치한다"…과기정통부, 데이터센터 오해 불식 총력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지역주민들이 걱정하는 데이터센터 근처 전자파를 전문가들과 측정해보면 인체보호 기준 대비 최대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음을 체감하며 데이터센터 근처에 전자파 신호등을 설치해 지역민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려 합니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인터넷진흥과 과장은 13일 포스코역삼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가 주최한 '스마트엔터프라이즈 2024'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내년에는 정부 차원의 인프라 지원 정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상생을 위한 대국민 홍보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및 데이터센터에 향후 100조원 이상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LLM(대형언어모델)을 비롯한 고성능 AI 가동과 연구를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파워 제공이 필수이며 데이터센터가 그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AI 인프라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들과 직접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적인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인 이유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제4차 클라우드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다각적인 AI 산업 및 인프라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인프라 측면에선 ▲경쟁력 강화 ▲산업 생태계 조성 ▲상생-인식개선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각 영역에서 공격적인 지원 정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국내 AI 업계와 관련 학계, 연구계가 무엇보다 시급히 요청했던 '국가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관합동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AI용 고성능 컴퓨팅 자원 지원 규모의 확대다. 또한 AI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과 중소기업 컨설팅, 산업 실태조사 등 산업 생태계 성장을 보조하는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다만 대대적인 AI 인프라 지원과 함께 이제는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지역 내 주민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장 과장은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시민이 데이터센터를 유해시설로 본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 과장에 따르면 이런 인식은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 선로 등에서 전자파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이란 오해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실제로 데이터센터 근처에서 측정되는 전자파의 양은 생각보다 적다. 전문가 실측 결과 인체보호 기준 약 5%에서 최대 10% 미만에 그치며 최저치는 0%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지역 주민들에게 객관적으로 알리면서 인식을 개선하려면 구체적인 데이터 제시가 중요하다. 과기정통부가 전자파 신호등의 시범 설치를 계획 중인 이유다. 전자파 신호등은 말 그대로 전자파 강도 측정 결과를 LED 전광판에 청색, 황색, 적색으로 표시해 전자파 발생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설비다. 현재 이동통신사 기지국 근처에 주로 설치돼 있다.
장 과장은 "전자파 신호등 설치를 데이터센터 업자들은 다소 꺼리지만, 지역상생 모델 구축 차원에서 전자파가 전혀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따른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전자파 신호등을 데이터센터 근처에 서치해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좋은 제안"이라고 화답하며 이번 전자파 신호등 설치 계획도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전자파 신호등 설치 외에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자체 협력 토론회, 컨퍼런스를 적극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상생 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및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소통 강화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와 기타 관계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 강화를 통해 ▲전력 수급 ▲데이터센터 안정성 ▲데이터센터 건축 인허가 등 절차를 효율화하는 법제도 정비, 정부가 소유한 유휴 부지 활용을 통한 데이터센터 확충 방안도 논의함으로써 포괄적인 정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장 과장은 "지금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정말 중요한 인프라로 생각하기에 내년에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연내에 관련 예산이 확정되면 홍보 활동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도 중요하므로 업계가 다양한 루트로 의견을 보내오면 새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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