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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IT서비스 수장들, 변화보다 안정?…연말인사 관전포인트

권하영 기자
(왼쪽부터)현대오토에버 김윤구 대표, 신세계I&C 형태준 대표, 코오롱베니트 강이구 대표 [Ⓒ 각사]
(왼쪽부터)현대오토에버 김윤구 대표, 신세계I&C 형태준 대표, 코오롱베니트 강이구 대표 [Ⓒ 각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재계 연말인사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경영 악화에 직면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인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혁신 등 복잡다양한 기술환경 변화에 대응할 IT서비스 수장들 인사는 대체로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5일 2025년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은 현대트랜시스·현대케피코·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일부 계열사 수장을 교체한 가운데,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대표(사장)의 경우 사실상 연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윤구 대표는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현대오토에버 대표로 부임한 임기 1년차 사장인 만큼 당초부터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특히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과 발맞춰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사업으로 확실한 성장엔진을 확보하며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내년에도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한 코오롱그룹도 강이구 코오롱베니트 대표(부사장)를 연임시키는 것은 물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자동차사업부문 대표를 겸직시켜 힘을 실었다. 그룹 전략통으로 꼽히는 강 대표는 지난해부터 코오롱그룹 디지털전환(DX) 추진단장도 맡고 있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책임지는 역할로 부상했다.

강 대표가 코오롱베니트에 합류한 지난해 실적도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3.8% 증가하는 등 상당히 개선된 상태다.

반면, 실적 부진에 빠진 회사는 상황이 달랐다. 신세계그룹 IT서비스 사업을 이끌던 신세계I&C 형태준 대표는 지난달 30일 그룹 정기인사와 함께 물러났다. 아직 후임은 결정되지 않아 양윤지 플랫폼비즈담당(상무)이 잠시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신세계I&C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3.8% 급감하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억이익이 9.5% 줄어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건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초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인수한 것이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그룹 내 전략통으로 알려졌던 형 대표가 결국 그룹의 신상필벌 인사로 물갈이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신세계I&C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으나, 2022년 신세계라이브쇼핑 지분매각 이익 757억원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며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며 “앞으로 AI・클라우드 기반 IT서비스 사업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고, IT유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제 남은 그룹들의 인사 전망을 살펴보면 IT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는 수장 교체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오는 21일 오후 사장단 인사 단행이 예측되는 LG그룹도 폭풍전야 상태이긴 하지만, IT서비스 계열사 LG CNS는 당장 내년초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이 한창이라 대표 교체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LG CNS는 2022년 현신균 대표(부사장)가 부임한 이래 꾸준히 호실적을 내고 있기도 하다. 클라우드, 스마트물류,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확장하며 LG CNS는 올해 3분기 누적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선 현 대표의 사장 승진 여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IT서비스 업계 맏형 삼성SDS의 경우 황성우 대표(사장)가 클라우드·AI 등 기술혁신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신사업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으나, 이달말 또는 내달초 예상되는 삼성그룹의 인사 방향에 따라 만 62세인 황 대표가 세대교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74년생으로 젊은 리더십에 속하는 윤풍영 SK C&C 대표(사장)는 자리를 지킬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SK C&C는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1조8122억원, 영업이익 947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연말 또는 연초에 인사가 단행될 포스코그룹이나 CJ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수장들도 임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021년 취임한 정덕균 포스코DX 대표는 올해로 임기 4년차를 맞은 상태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유인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쌓은데다 올해부터 CJ그룹이 신설한 디지털전환(DT)추진실장을 겸하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 예기치 않은 대표 공석 중인 롯데이노베이트의 경우 이달 말 롯데그룹 인사에서 후임이 정해질지 관건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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