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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가 본 AI 트렌드 키워드 "멀티모달·에이전트·전력"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챗GPT 등장 후 급속도로 성장하며 변화 중인 국내외 AI 산업의 주요 이슈는 향후 멀티모달 인공지능(AI)과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의 확산, 전력 문제 해결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주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5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 2일차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발표를 진행했다.

정주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가 '생성형 AI 기술 트렌드와 서비스 확산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유튜브 라이브 영상 갈무리]
정주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가 '생성형 AI 기술 트렌드와 서비스 확산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유튜브 라이브 영상 갈무리]

정 이사는 "2022년 11월 챗GPT 출시 후 불과 2년 만에 AI는 이제 단순한 질의응답 수준에서 나아가, 사람의 눈과 입이 되어 검색 및 대화까지 가능해지고 있다"며 '멀티 모달리티(Multi-modality)'를 현재 생성형 AI 활용·확산 시장의 주요한 키워드로 소개했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글자)처럼 하나의 데이터 형태뿐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다룰 수 있는 AI를 말한다. 정 이사의 말처럼 인간과 다방면으로 소통하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멀티모달 AI의 개발과 구현은 업계의 필수적 과제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자가 제시한 텍스트 설명에 따라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 이미지를 해석하고 사용자 명령에 따라 편집이나 합성이 가능한 기술 등이 초기 멀티모달 AI에 해당한다.

본격적인 멀티모달 AI 등장 이후에는 AI 에이전트가 떠오를 전망이다. 정 이사는 "멀티모달AI는 2025년 우리 산업이 AI 에이전트로 진화해 나아가는 하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만능 AI 비서 '자비스'처럼 사용자가 어떤 요청을 했을 때 그에 맞춰 AI가 직접 사고하고 판단하며, 행동까지 대신해 줄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을 말한다. 기존의 질의응답이 상대적으로 '수동적' 형태를 보인다면, AI 에이전트는 행동이 가미되는 만큼 '능동성'이 강화되어 일상 속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 이사는 지난 10월 미국의 앤트로픽이 공개한 AI 에이전트 '컴퓨터 유즈(Computer Use)'를 사례로 제시했다. 컴퓨터 유즈는 AI가 사람 대신 직접 PC의 마우스를 조작하고 화면 정보를 읽어 검색, 프로그램 실행 등 복잡한 작업 수행이 가능한 형태의 AI 에이전트다. 그는 "공상과학 영화처럼 이제는 내가 손대지 않았어도 해커가 PC로 접근해 AI로 모든 것을 작동할 수 있는 공격 형태도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AI 산업 트렌드는 AI가 복수의 데이터 형태를 처리하고 판단과 행동까지 가능한 '멀티모달리티'와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 발표자료 갈무리]
글로벌 AI 산업 트렌드는 AI가 복수의 데이터 형태를 처리하고 판단과 행동까지 가능한 '멀티모달리티'와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 발표자료 갈무리]

그러나 AI 에이전트 같은 복잡하고 고성능의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반도체, 서버 등 인프라)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정 이사는 특히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는 이제 엔비디아 같은 정통 기업들 외에도 구글, AWS, 오픈AI 등 AI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직접 개발이나 생산을 염두에 둘만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므로 아직은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네이버클라우드는 인텔과 협력해 이렇게 새로이 등장하는 생태계에 대응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AI 고도화, 인프라 투자 확대와 연계되는 문제로는 전력 공급 문제가 꼽혔다. 현재 고성능 생성형 AI 모델은 수천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와 학습 데이터로 구성되며, 이를 활용해 사용자가 요구하는 연산을 수행할 때 막대한 양의 인프라 가동 에너지(전력)을 소모한다. 그 규모는 점점 커져, 이제는 '미니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가동해 부족한 전력을 생산하려고 하는 것이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다.

또한 가동에 필요한 전력뿐 아니라, 가동 중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에도 상당한 전력이 소모된다. 정 이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1기가 구동하는 전력의 양을 100으로 가정할 때, 반도체 구동에 70%, 반도체 쿨링에도 20~30%의 전력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에 최근에는 전력 소모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효율적인 냉각 기술에도 기업들이 많은 투자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이사는 기업의 AI 확산을 위해 경영자의 체계적인 리더십과 지속 가능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발표자료 갈무리]
정 이사는 기업의 AI 확산을 위해 경영자의 체계적인 리더십과 지속 가능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발표자료 갈무리]

한편, 정 이사는 이런 흐름에 발맞춘 기업의 인식 제고와 거버넌스 구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기업의 경우 오너나 경영자가 AI 도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판단해 투자대비효율(ROI)와 위험(Risk) 대비를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또한 AI 활용 중 따를 수 있는 윤리적, 개인적 측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보유한 AI 학습 데이터의 안전한 확보와 활용 규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AI 프로젝트의 확장과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정 이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는 어떤 하나의 프로젝트로 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개선이 필요한 것"이라며 "AI 프로젝트나 발주를 고민할 때도 결과물과 더불어 유지보수에 관한 부분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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