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쇼케이스] 강풀 "조명가게, 각색하며 이야기 더 깊어져"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이야기가 더 많이 깊어졌습니다."
강풀 작가는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쇼케이스 2024' 현장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웹툰 '조명가게'의 작가이자, 오는 12월 4일 공개되는 동명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의 각본가로 참여한 강 작가는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의 풍성함을 꼽았다.
디즈니와 첫 호흡을 맞췄던 '무빙'에서도 직접 각본을 쓴 강 작가는 '조명가게'도 웹툰과 다른 설정을 추가하는 등 각색에 힘을 기울인 모습이다. 강 작가는 원작을 영상화하는 데 있어 주력한 차별점을 묻는 <디지털데일리>의 질문에 "드라마에선 만화(웹툰)에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푸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했다"며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한 감동을 영상으로 만들면서 무척 마음에 들었고, 원작보다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디즈니 쇼케이스에 참석한 강 작가, 김희원 감독, 주지훈·박보영 배우와의 일문일답.
Q.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까지 디즈니와 함께 하게 됐다.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자세하게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지 궁금하다.
A. 강풀: 작가이다보니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일이다. 이야기를 창작할 때 중심에 사람을 두고 주로 생각하는 편이다. 이야기에 있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중점에 두고 전체를 풀어가는 것이 전부 과정인 것 같다.
Q. 전작 무빙이 흥행하면서 차기작 조명가게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은데.
A. 강풀: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조명가게는 무빙과는 결이 다른 명백한 호러 장르 드라마다. 호러 장르가 드라마로 나오는 것이 흔치 않아 시청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바라볼 지 부담도 된다.
Q. 조명가게 웹툰 작가이면서 영상 각본으로도 참여했는데, 원작과 다르게 설정하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A. 강풀: 조명가게를 13년 전에 연재했었는데 당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가 분명 있었다.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들과 제작진이 투입되면서 (원작과 이야기가) 굉장히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이 달라졌다. 어떤 부분을 버렸다기보다는 오히려 이야기가 더 깊어진 느낌이다.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의미까지 영상으로 만들어져 무척 마음에 든다. 그래서 원작보다 더 풍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Q. ,대학시절부터 웹툰을 그려왔는데 오늘날의 인기를 예상했었나. 디즈니가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까지 강풀 작가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강풀: 누구나 내일 일을 모른다. 만화를 10년 하다가 무빙에서 드라마 극본을 쓸 때도 창작의 길이기 때문이다. 디즈니와 연이어 하게 된 것은 무빙이 잘 됐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즈니와 제 색깔이 잘 맞았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Q. 배우를 하다 연출을 하게 됐는데 주안점이 있다면.
A. 김희원: 첫 촬영날이 기억난다. 어느 정도 까지 이해해야 사람들이 재밌게 보고 공감할까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 차원에서 조명가게가 독특한 드라마인데 사람들이 공감을 해야 하니 얼마 만큼의 독특함이 묻어나야 부담없이 잘 받아들일까를 기준으로 연출했던 것 같다.
Q. 박보영은 전작들에 이어 또 간호사 역할을 맡았다. 조명가게에선 어떻게 직업군에 대한 차별점을 뒀나. 배우 주지훈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A. 박보영: 간호사 역할이 세 번째여서 부담이 없진 않았는데 장르 자체가 너무 다르다. 극 중에서 맡은 전공을 비롯해 캐릭터 색깔이 너무 달라서 보시는 데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지훈 배우와는 화면에서도 안 만나지만 촬영장에서도 못 만났다. 각각 극 중에서 병원과 조명가게에서 일하는 설정이다. 기대했지만 현장에서 만나지 못해서 다음엔 꼭 한 번 다시 만나보고 싶다.
Q. 촬영하면서 배우와 제작진간 케미스트리는 어땠나.
A. 김희원: 주지훈, 박보영은 후배 연기자이지만 연기가 출중하다. 박보영의 경우 이전 작품을 포함해 간호사 역할을 많이 맡았어서 역할에 대한 부담도 얘기한 적 있다. 어떻게 연기하면 다르게 보일까 하는 디렉팅에 집중했다. 주지훈 배우의 경우엔 그동안 안 보였던 모습을 보이게 하려면 어떤 캐릭터 디자인이 좋을 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배우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히 돼서 부담없이 잘 소화한 것 같다.
A. 주지훈: 박보영과는 안타깝게도 마주치지 못했지만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학창시절부터 강풀 작가의 팬으로써 작품들을 보고 자라왔다.
김희원 감독과는 같은 작품하면서 배우 대 배우로 만났지만 평소 현장을 보는 시선이 3인칭이라 생각이 들 만큼 재밌는 분이라고 느꼈었다. 개인적으로 풀 프로덕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조명가게는) 너무 잘 돼 있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완성돼 있어서 고민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필요조차 없었다. 준비된 이야기를 하고 자유롭게 일했던 현장이었다.
A. 박보영: 모든 배우들의 케미가 좋다고 생각한다. 조명가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표현하는데 저도 그 부분을 연기하기 때문에 화면에서 볼 때 조화가 상당히 좋다고 느꼈다.
Q. 무빙과 조명가게 외에도 강풀 유니버스 작품들이 많은데 이 이후 작품에 대한 영상화를 기대해도 되나.
A. 강풀: 훌륭한 연기자인 김희원 감독과 함께 작업한 것은 굉장히 훌륭한 일이었다. 조명가게 세계관이 난해한데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셨다. 출연하신 배우분들도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감탄하기도 했다.
무빙, 조명가게 외에 작업은 저도 아직 모르겠다. 강풀 유니버스란 말은 만화 속에선 가능하지만 드라마의 경우엔 계속 작품이 나와봐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작품보단 현재로썬 조명가게만 생각하고 있다.
Q. 조명가게를 연출하게 된 소감은.
A. 김희원: 연출하게 된 소감을 말하자면 겸손을 배웠다. 배우를 할 때는 자기 잘난 맛에 연기를 한 것 같은데 작가님이 계속 해석하다보니 디테일하게 대단하시구나 느꼈다. 배우들의 경우엔 나보다 연기 잘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많았다. 스텝분들도 어떻게 전부 다 온 힘을 다해서 열정을 쏟아내는 지 존경스러웠다. 굉장히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명가게를 연출한 것은 이 모든 분들이 도와줘서 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처음 강풀 작가님이 연출을 권유했을 때는 연기를 잘 하니 해보라는 말을 듣고 나름 연출에 꿈도 있다보니 하게 됐는데 지금은 떨리고 재밌다. 아직 꿈만 같고 지금 이 자리에 작가와 배우들과 같이 앉아있는 것도 영광스럽다.
Q. 디즈니가 강풀 작가의 이야기를 찾는 이유는.
A. 강풀: 무빙에 참여했을 때는 OTT로는 흔하지 않은 20부작이었다. 그 작업을 하면서 디즈니와 신뢰관계를 쌓았고 다음 작품으로 조명가게를 선택해서 하게 됐다. 다만 같이 하는 이유는 디즈니가 알지 않을까. 저는 모르겠다.(웃음)
Q. 조명가게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한다면.
A. 강풀: 조명가게를 1년 넘게 작업했다.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 자체가 응원이 된다. 감사하다.
A. 주지훈: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작품이어서 기분 좋게 추천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A. 박보영: 이 자리에 배우는 둘 만 왔지만 조명가게엔 좋은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A. 김희원: 디즈니에서 왜 강풀 작가와 작업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고 싶었다. 어릴 때 디즈니의 만화나 영화, 드라마를 보고 많이 울고 웃었던 거 같다. 그 정서가 움직인건데 인간의 모든 정서는 다 같다고 생각한다. 강풀 작가의 작품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저도 움직였고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12월 4일엔 조명가게 나와서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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