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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 예산, ‘인프라·인재양성’ 방점…스타트업 지원 아쉽네

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의결한 2025년도 예산안에는 다수 인공지능(AI) 관련 지원 예산이 신규 편성되거나 증액됐다. 국회 및 정부에서도 AI 산업 성장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AI 인프라 및 인재양성 관련 예산이 크게 늘었다. 다만, 새롭게 태동 중인 시장임이 무색하게도 AI 스타트업 양성 등과 관련된 예산 증액이나 신규 편성이 없다시피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과방위는 2025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소관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AI 관련 예산 중 가장 높은 금액이 배정된 부분은 ‘AI연구용 컴퓨팅 지원 프로젝트’ 예산이다. 총 3307억30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2024년 예산에는 없었던 항목이며, 수정전 2025년 예산에서도 3217억3000만원이 순증한 결과다. AI 원천 기술력 성장이 시급한 만큼, 학계 및 연구계의 폭발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혁신적인 AI 연구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그래픽카드(GPU) 확보·지원 및 구축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이외에도 올해 예산과 비교해 신규 배정되거나 증액된 AI 연구개발과 관련한 예산으로는 ▲지능온디바이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최적화 개발 지원 과제(20억원 신규배정) ▲사람중심인공지능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올해 450억7500만원→내년 495억원) ▲인공지능첨단유망기술개발(올해 70억원→244억2600만원) ▲국방인공지능핵심기술개발(11억원 신규배정) ▲인간지향적차세대도전형AI기술개발(98억원 신규배정) 사업 등이 있다.

AI 인프라 기반이 되는 AI반도체 관련 다수 예산안도 증액됐다. 대표적으로 ‘AI 반도체 실증지원’ 사업 예산안은 올해 188억1300만원에서 내년 250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국산 AI반도체에 다양한 AI서비스를 적용해, 비공개 기능·성능 테스트 및 AI반도체 실증을 통한 레퍼런스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AI 인재양성 분야에서도 다수 항목에서 증액이 예상된다. 대학 및 연구소, 기관 등에서 AI 산업을 이끌 전문 인력들을 본격적으로 양성해 치열해지는 AI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국립 대학 및 연구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되는 양성 인재 프로젝트에 추가적인 지원금을 편성하기로 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운영비 지원금’은 올해 934억9100만원에서 1122억300만원으로 늘렸다. 증액된 금액 중 106억6900만원은 GIST 부설 AI 영재학교 건축에 사용될 계획이다. GIST가 위치한 광주는 이전부터 ‘AI대표도시’를 표방하며 국가 AI데이터센터 유치 등 사업을 이끌어왔다.

‘생성AI선도인재양성’ 예산으로는 104억5000만원이 편성됐다. 올해 예산(35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렸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 및 확산으로 산업계 인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생성AI 전문인재가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융합혁신인재양성(올해 105억→내년 155억원) ▲AI스타펠로우십 지원(90억원 신규편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북 AI BIO 과학영재학교 건립(89억2800만원 신규편성) ▲한국형 혁신 AI·SW 교육 확산(172억원 신규편성) ▲인공지능혁신인재양성(60억원 신규편성) ▲AI 영재 조기 발굴 육성(15억원 신규편성) 등 사업 예산이 증액편성됐다.

안전한 AI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른 관련 예산도 새롭게 편성됐다. AI 통제 및 안전과 관련해서는 AI안전연구소 운영비용으로 72억1000만원이, ‘공존가능한 신뢰AI를 위한 AI Safety 기술개발’에 115억8500만원이 신규 배정됐다.

인프라 및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대대적인 증액 및 신규 편성이 이뤄진 점은 고무적이나, 한국 AI 생태계 발전 토대가 될 스타트업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트업 지원과 연관성이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창의기업육성 사업’에는 95억6900만원이 편성됐다. 올해 142억2200만원에서 91억400만원까지 감액됐던 것을 국회가 다시 4억6500만원을 증액한 결과다.

AI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소형언어모델(sLLM) 서비스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지원금이 배정되기는 했으나, 120억원에 불과해 이를 다수 기업이 나눠 갖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펀드 조성 및 세제 혜택 등 방식으로 ‘간접 지원’을 강조해 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해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장은 “정부가 일정 부분 투자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AI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위해서는 현재 예산 2배 이상 예산을 투자해 알짜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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