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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TL’로 반등 불씨 지핀 엔씨, ‘저니오브모나크’로 불길 키울까

문대찬 기자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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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전에 없던 도전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이번엔 ‘잘 하던 것’을 앞세워 본격적인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

엔씨는 4일 자정(5일 0시) 신작 ‘저니오브모나크’를 글로벌 241개국에 출시한다. 저니오브모나크는 엔씨가 ‘리니지W’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리니지’ IP(지식재산) 기반 신작이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된 바 없지만, 트레일러 내용 등을 고려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손쉽게 리니지의 핵심 게임성을 즐길 수 있는 방치형 게임으로 예상된다.

저니오브모나크는 ‘쓰론앤리버티(이하 TL)’로 촉발된 엔씨 반등세에 속도를 붙일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작년 하반기부터 체질 개선에 돌입한 엔씨는 경영 효율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온 것과는 별개로, 신작으로는 만족할 만한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배틀크러쉬’와 ‘호연’이 줄줄이 부진했고, 이중 배틀크러쉬는 조기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러나 TL이 흥행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TL은 10월1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한달 만에 누적 이용자 425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도 스팀에서 매출과 인기 부문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지역에선 ‘포트나이트’, ‘콜오브듀티’ 등 유명 게임을 제치고 10월 플레이스테이션 F2P(무료 다운로드) 게임 최다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장기 흥행 관측도 나온다. 해외 게임 전문 매체 ‘더게이머’는 TL 대표 콘텐츠인 공성전에 도입된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굳건하게 서비스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증권사가 예상한 엔씨의 4분기 TL 매출은 1300억원대다. 유안타증권 이창영 연구원은 “TL은 낮은 과금 부담에도 트래픽 증가에 의한 매출 증가를 시현하고 최근 공성전 반응도 좋았다”면서 “이달(12월)과 3월 대규모 업데이트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업계는 저니오브모나크가 TL에 이은 또 하나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흥행불패’ 리니지 IP에다 쉽고 간단한 장르 게임성이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저니오브모나크는 사전 예약자만 800만명 이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엔씨 내부의 자신감도 엿보인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메인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 그 방증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유의미한 재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TL과 저니오브모나크가 쌍끌이 흥행에 나선다면 엔씨는 내년 ‘아이온2’, ‘LLL’ 등 대작 출시 전까지 매출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울 수 있다. 그만큼 반등 시계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2025년부터 연간 10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며 “TL 글로벌 흥행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저니오브모나크, ‘택탄’, 아이온2 등의 출시로 영업이익 반등이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10월1일(한국시간)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TL이 스팀 동시 접속자 33만명을 기록했다. [ⓒ스팀 DB]
10월1일(한국시간)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TL이 스팀 동시 접속자 33만명을 기록했다. [ⓒ스팀 DB]

한편 저니오브모나크의 흥행 잠재력에 더해, TL 흥행으로 입증된 엔씨의 개발 역량은 차기 신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져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11월1일 21만7000원을 기록했던 엔씨 주가는 지난 3일 23만9000원까지 올랐다. 특히 저니오브모나크 출시를 목전에 둔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는 21만2000원에서 13% 뛰었다.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2일 하락 마감했지만, 지난 한달 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나란히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점은 엔씨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단 방증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 신작 라인업의 핵심인 아이온2에 대해 “TL이 글로벌 배틀패스, 코스튭을 판매하는 BM인데도 예상보다 높은 매출이 발생했다. 매출과 글로벌 흥행에 자신감이 높아져 내년 가장 매출이 기대되는 게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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