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멤버들이 11월 28일 오후 8시 30분부터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 전속계약 해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하니, 민지, 다니엘.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뉴진스가 계약 위반 이유를 들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이 이에 대한 비판 성명에 나섰다. 연제협은 1992년 설립된 대중문화예술단체로 대한민국 연예·음악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음반, 공연, 매니지먼트 전문기업 441개사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회원사를 통해 5500여명의 소속 연예인이 활동하고 있다.

6일 연제협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뉴진스와 소속사 간 불거진 전속계약 해지 논란은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산업 전체에 깊은 충격을 주고 있다"며 "우리의 자부심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자산인 K-팝은 뉴진스 사태로 인해 그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어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강력히 입장을 밝힌다"고 운을 뗐다.

연제협은 이번 사안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일벙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이른 바 '템퍼링(계약만료 전 사전 접촉)'으로 불리는 의혹까지 불거지게 만든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이와 같은 일방적인 해지 선언이 받아들여질 경우,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 뉴진스 X 갈무리]

연제협 측은 "전속계약은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약속의 결실인 데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발상에 큰 우려를 표한다"며 "계약 해지는 이를 주장하는 쪽에서 정당한 사유를 증명해야만 이뤄질 수 있지만 뉴진스는 사유를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제협 측은 "뉴진스가 전속계약 만료 전 아티스트를 유인하는 ‘템퍼링’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점은 더 큰 우려를 낳는다"며 "현재 뉴진스는 전속계약 도중 소속사 내부 인력이 제3자와 적극적으로 결탁해 계약해지를 유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고도로 발전된 신종 템퍼링에 해당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제협 측은 "빠른 성공을 거둔 3년차 그룹 뉴진스의 일방적인 해지 선언은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만약 이런 식의 계약 해지 통보가 용인된다면 과연 어느 누가 대한민국 K-팝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뉴진스 멤버 해린(왼쪽)과 혜인이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제협 관계자는 "뉴진스가 하루빨리 생떼같은 무책임한 주장을 철회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길 요청한다"며 "나아가 국내외에서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시도하고 있었다면 이를 즉시 중단하고 소속사와의 대화를 포함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템퍼링 의혹과 같은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뉴진스는 지난달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인 어도어가 내용증명에 대한 14일 이내 회신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어도어는 뉴진스의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일 뿐이라며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