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vent2024] LG전자,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으로 스팸문자 인식 극복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 취향에 맞춘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사례가 확인된다.
LG전자의 한국영업본부 DX(디지털전환)을 책임지는 이일세 담당은 5일(현지시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AWS 리인벤트 2024(AWS re:Invent 2024)’에서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객 데이터 플랫폼 ‘챗인사이트(Chat Insight)’를 소개했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이 제공하는 모든 데이터와 발자취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DB)에 수집해 맞춤형 개인화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일세 담당은 “최근 생성형 AI가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대두되면서, AWS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것을 올해 처음으로 시도했다”며 “고객 데이터 플랫폼이 잘 쓰이려면 회사 구성원들이 고객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게 중요한데, 기존에는 SQL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야 활용할 수 있다보니 생성형 AI를 적용해 쉬운 챗봇 형태로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원이 “지난달에 LG전자닷컴에서 식기세척기를 검색한 고객을 찾아줘”라고 자연어로 질문하면, 생성형 AI가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꿔 고객 데이터를 발굴하고, 필요하면 고객에 대한 속성정보와 차트분석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챗인사이트’라는 서비스명도 누구나 채팅으로 손쉽게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베타테스트 단계다.
현재 LG전자는 공식몰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시 마케팅 동의를 받아 고객에 필요한 제품 등을 광고하는 문자를 보내거나 홈페이지 상에 제품 추천 배너를 띄우는 식으로 다양한 캠페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물론, 광고문자나 배너를 보는 고객은 사실 내용을 잘 확인하지 않거나 그저 스팸으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정말 고객의 필요와 취향에 맞는 추천이나 혜택 정보가 담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담당은 “주로 고객관계관리(CRM)나 디지털마케팅 분야 직원들이 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고객 세그먼트를 추출해 맞춤형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고, ‘가전 구독’ 가입 고객에 대한 구매 연관성 등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며 “마케팅 DX의 미션은 우리 구성원이 고객을 잘 이해하는 아웃풋을 내서, 그에 따라 고객이 우리의 마케팅을 스팸으로 생각하지 않고 좋은 경험으로 인식되는 아웃컴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캠페인으로 접촉할 수 있는 고객은 한정돼 있고, 실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천편일률적인데다 사람들은 그냥 스팸문자라고만 생각하기도 한다”며 “우리가 다음 단계의 마케팅으로 진화하려면 결국 고객의 성향에 따라 맞춤 정보 혹은 감사 인사, 쿠폰 발행 등 방법론이 세분화돼야 하는데 이제는 생성형 AI가 그러한 고객 세그먼트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러한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 DX를 위해 AWS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AWS의 완전관리형 생성형 AI 서비스인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앤스로픽의 ‘클로드 3.5 소넷’을 중심으로 여러 파운데이션모델을 비교분석해 사용했고, 특히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거짓정보생성)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정확도를 100% 가까이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이용했다. 여기에는 검색증강생성(RAG) 기반의 ‘자동화 RAG 워크플로(Automated RAG Workflow)’도 활용됐다.
이 담당은 “생성형 AI가 단순히 대화를 나눌 뿐만 아니라 진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해주도록 하는 게 에이전트 시스템”이라며 “할루시네이션이 데이터 분석에 있어선 굉장히 크리티컬한 요소기 때문에, 우리는 챗봇이 답변을 할 때 AI 에이전트로 하여금 이 답변의 정확도를 계속 검증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머신러닝(ML)에도 정답이 중요하기 때문에 할루시네이션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검증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정답으로 가는 쿼리(질문) SQL문을 자연어로 변환해서 그걸 다시 SQL로 만드는데, 이를 앞에서 만든 데이터 추출값과 뒤에서 만든 추출값을 실제로 돌려보고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방식을 반복함으로써 머신러닝 학습과 성능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물론 마지막에는 사람이 직접 하는 검증 절차로 따로 뒀다. 이 담당은 “이런 기술들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사실 사용자의 경험 설계가 가장 중요한데, 우리는 챗봇을 만들면서 무작정 챗봇에만 의지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사용자가 할루시네이션 여부를 직접 체크하는 단계를 만들었다”며 “자연어 질문을 표준화해 요건별로 나누고 그걸 사용자에게 확인시키는 인터랙션을 추가해 가장 효율적으로 할루시네이션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실제 할루시네이션 탐지율은 약 95%에 이른다는 전언이다.
AWS는 올해 리인벤트에서 AI 에이전트 기능을 한층 강화해 AI끼리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한 ‘멀티-에이전트 콜라보레이션(Multi-Agent Collaboration)’, AI의 답변을 배포 전에 수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반드시 ‘정답’만을 답변하게 하는 ‘자동화 추론 검증(Automated Reasoning Checks)’, 각각 개발자와 비즈니스 전문가를 위한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 ‘아마존Q 디벨로퍼’, ‘아마존Q 비즈니스’ 등 신기술 업데이트를 대거 선보인 상태다. LG전자 역시 이러한 신기술을 활용한 챗인사이트 고도화를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 혁신을 통해, LG전자는 오는 2025년에 접촉고객 수를 전년보다 240% 증가한 12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객 데이터 플랫폼의 탐색 월간활성사용건수(MAU)를 올해보다 200% 더 높이고, 현업에서의 데이터 요청 건수는 60% 줄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담당은 “지금까지 나온 AI 챗봇 서비스는 의외로 기능이 한정돼 있었지만,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도가 높아지는 챗봇 시대로 넘어간다면 생성형 AI가 훨씬 더 규모 있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생성형 AI 활용과 관련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국내 제도적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전제로 지목된다. 이 담당은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이슈 등으로 인해 각 기업 내에서 생성형 AI를 활발하게 쓰지 못하고 있다”며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생성형 AI 혁신을 시도해볼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합의도 있어야 할 것이고,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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