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금융권 '밸류업' 김빠지나…'밸류업 우등생' KB금융에 쏠리는 시선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탄핵 정국이 도래하면서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정책이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시를 덮쳤던 불확실성이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로 일부 해소가 됐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었던 밸류업 기대의 소강세는 지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밸류업 정책에 탄력을 받고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 나섰던 국내 금융지주사들 중에서도 특히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에 대한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다음날인 지난 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한 국내 상장주는 약 9630억원에 달한다.
밸류업 정책에 탄력을 받았던 금융지주들의 주가 하락세가 돋보였다. 이 기간 금융지주와 은행 등이 포함된 KRX은행 지수는 무려 9.24%가 빠졌다. KRX보험지수와 KRX증권지수도 각각 7.73%, 5.04%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밸류업 우등생으로 꼽혔던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주가는 KB금융이 18.18% 감소하며 4대금융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어 하나금융지주는 13%의 하락폭을 보였으며,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11%, 10%가 빠졌다.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출렁인 것은 금융주의 투자 비중이 높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액은 KB금융은 376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지주 1175억원, 하나금융 578억원, 우리금융 13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금융지주 대장주로 여겨지는 KB금융에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탄핵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성장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9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100대 밸류업 지수 편입 기업에 탈락해 금융권의 충격을 던졌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으로 밸류업 계획을 알리는데 주력해왔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10월24일 열린 IR 영상에 직접 나와 밸류업 방안을 발표를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K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은 올 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환율의 급등으로, 그동안 비교적 여유로웠던 KB금융의 CET1 비율에도 하락 압력이 불가피할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약속한 주주환원이 원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탄핵 정국에 당장 이번주부터 KB금융의 주가 움직임이 어떠한 방향성을 나타낼지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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