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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숏폼' 경쟁, OTT 티빙이 대처하는 자세는 [IT클로즈업]

채성오 기자
왼쪽부터 유튜브 쇼츠, 네이버 클립, 티빙 숏폼. [ⓒ 각사]
왼쪽부터 유튜브 쇼츠, 네이버 클립, 티빙 숏폼. [ⓒ 각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리딩하고 있는 숏폼 시장에 네이버와 티빙이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스포츠·예능 등 자체 콘텐츠 경쟁력으로 숏폼 시장에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후발주자 '티빙', 콘텐츠 경쟁력이 강점

이달 초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숏폼' 서비스를 출시한 티빙의 강점은 '콘텐츠'다. 티빙은 기존 숏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아닌 생산자, 즉 티빙이 제작한 콘텐츠로 운영한다.

[ⓒ 티빙]
[ⓒ 티빙]


tvN, Mnet 드라마 및 예능, KBO리그, 프로농구 등 티빙이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재가공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비롯해 주제·테마별로 여러 작품을 묶는 매시업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 쇼츠 내 콘텐츠 경우, 영화 및 드라마 주요 장면이 인기가 많은데 이런 측면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진 티빙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UGC 형태의 숏폼은 부적정하거나 품질이 낮은 콘텐츠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데, 티빙은 오리지널리티로 이런 불확실성을 해결한 모습이다. 여기에 티빙은 내년 론칭을 목표로 숏폼 서비스용 드라마와 예능도 준비하고 있다.

[ⓒ 티빙]
[ⓒ 티빙]


UI측면에서도 티빙은 글로벌 플랫폼 대비 이용자 친화적인 전략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 쇼츠는 썸네일 내 '조회 수'와 '구독자(팔로워)' 중심의 일방향 소통으로 티빙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즉시성'은 떨어진다. 유튜브 쇼츠에서 영화나 드라마 시청 시 본편을 보고 싶을 경우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을 해서 이용하거나 혹은 OTT앱을 별도로 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빙의 숏츠 서비스는 '본편시청' 버튼을 통해 티빙 앱 안에서 콘텐츠 메인 페이지로 바로 이동 가능하다. 당장 보지 않더라도 '찜' 기능을 통해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어 이용자가 재검색하는 번거로움을 낮췄다.

향후 티빙은 숏폼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무료 시청 경험을 확대하고 재방문을 통한 리텐션을 제고할 계획이다. 숏폼 시청을 통해 이용자들이 티빙 내 체류시간 증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치지직 숏폼 확대하는 네이버·AI 도입 유튜브

티빙의 강력한 경쟁자인 네이버와 유튜브도 숏폼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먼저 네이버는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과의 연계를 통해 숏폼 콘텐츠를 대중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부터 치지직 숏폼 영상을 네이버 앱 및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는 한편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제작자)와 분배하는 경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치지직 스트리머 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만든 영상까지 광고 수익 공유 대상에 포함해 숏폼 접근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클립 에디터와 뷰어를 업데이트하고 편집 기능과 정보 스티커 기능을 강화했다. [ⓒ 네이버]
네이버는 클립 에디터와 뷰어를 업데이트하고 편집 기능과 정보 스티커 기능을 강화했다. [ⓒ 네이버]


여기에 네이버는 2022년 8월 출시한 클립에 7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내년 1월 초까지 클립 크리에이터 5000명을 모집해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 스포츠, 패션뷰티, 라이프스타일, 지식교양 등 다양한 주제의 숏폼을 제작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선보이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과의 연계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에 장소 및 쇼핑몰 정보를 넣어두면 실제 거래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파급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개된 네이버 클립 광고 '나를 움직이는 탐색' 시리즈 캠페인을 보면 배우 박정민이 사람들이 붐비는 편의점에서 자기 앞에 줄이 줄어드는 것도 모른 채 클립 숏폼 영상을 보다가 레스토랑을 바로 예약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네이버가 향후 클립을 통해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게 하고 싶은 전략이 광고 내 담겨 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고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의 경우, AI를 활용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모델 '비오'. [ⓒ 비오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모델 '비오'. [ⓒ 비오 홈페이지 갈무리]


유튜브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모델 '비오(VEO)'를 숏폼 콘텐츠 서비스인 '쇼츠'에 통합키로 결정했다. 비오를 활용하면 이용자는 단순한 명령어 입력만으로 6초짜리 쇼츠 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방대한 콘텐츠의 1위 사업자가 AI기술을 도입하는 부분은 향후 크리에이터 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숏폼은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예능과 드라마를 모바일을 통해 짧게 소비하는 행태 증가의 결과물"이라며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숏폼의 최대 강점인 데 티빙과 네이버가 각각의 차별점으로 국내 콘텐츠 소비층을 공략해 유튜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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