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28년 박대연의 티맥스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티맥스그룹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티맥스에이엔씨(ANC)가 4개월째 임금체불 사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박대연 회장의 ‘슈퍼앱’ 야심은 여전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업계에선 ‘박대연 체제’ 티맥스 28년 서사가 올해로 마무리됐다는 평가 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ANC는 지난 20일 전체 임직원들에게 12월 임금 또한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임금체불 사태는 4개월째 이어지게 됐다. 티맥스ANC 임직원 수는 현재 500명 이하로 파악된다. 지난 9월 기준 1200여명 수준에서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이다.
티맥스그룹 관계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투자 유치가 성사되더라도 실체가 불분명한 슈퍼앱보다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존 기술에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럼에도 박 회장은 여전히 슈퍼앱이라는 꿈을 놓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외부 투자 유치가 티맥스ANC 유일한 돌파구로 꼽히는 가운데, 박대연 회장은 최근 티맥스데이터 지분에 대한 질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질권만 해제되면 티맥스ANC에 대규모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 임직원들과 박대연 회장 사이에선 현실 인식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체불된 임금을 해소하길 바라는 임직원들과 달리 박 회장은 이를 슈퍼앱을 지속 추진할 수 있는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티맥스ANC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밀린 임금을 해소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누적된 체불임금과 향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자금을 고려하면 수백억원 규모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대규모 투자 유치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이는 곧 박대연 회장의 경영권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주체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는 사모펀드 컨소시엄 체제로 전환돼 완전히 별개 회사가 됐고, 티맥스ANC는 새로운 투자자 주도 아래 다른 형태로 생존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박대연 회장이 이끌어온 티맥스 28년 서사가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미 사모펀드 산하로 넘어간 티맥스티베로와 티맥스소프트는 더 이상 박대연 회장이 추구하는 ‘슈퍼앱’ 전략과는 무관한 독자 생존의 길을 걷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티맥스그룹이 28년간 쌓아온 소프트웨어 원천기술들이 더 이상 하나의 ‘슈퍼앱’으로 통합되지 못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박 회장이 꿈꿔온 ‘한국판 빅테크’ 야망은 사실상 물거품 된 셈이다.
티맥스그룹은 1997년 창립 이후 데이터베이스(DB), 운영체제(OS),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4년간 1조1000억원을 투자한 슈퍼앱 개발 지연과 최근 재무적 위기로 인해 ‘박대연 체제’ 티맥스가 결국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티맥스그룹은 창업주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새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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