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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실적부진 전망에 주가하락 우려…클라우드 사업 성장성은 기대

권하영 기자
삼성SDS타워 전경 [Ⓒ 삼성SDS]
삼성SDS타워 전경 [Ⓒ 삼성SDS]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IT서비스 업계 맏형 삼성SDS의 올해 4분기 실적이 뒷걸음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4분기가 IT서비스 회사들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실적 부진은 향후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0일 iM증권은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6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SDS의 올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iM증권에 따르면 삼성SDS는 이번 4분기에 매출액 3조6303억원, 영업이익 2467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1.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4% 감소하는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5.3%, 11.1% 증가했던 것을 봤을 때, 수익성 약화가 도드라지는 성적이다.

현대차증권도 같은 이유로 지난 27일 삼성SDS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삼성SDS의 올해 4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약 10% 하회할 것으로 보고,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IT서비스 부진이 이익 성장률 둔화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보통 기업의 IT투자 집행은 하반기로 갈수록 집중되기 때문에, 4분기는 IT서비스 기업들의 최대 성수기로 지목된다. 전분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그림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올해 말 들어 이 같은 부진이 예상되는 이유는 삼성SDS 최대 고객사인 삼성 계열사들의 보수적인 IT투자 기조에 있다.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삼성SDS 4분기 전망에 대해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 사업이 성수기임에도 캡티브(그룹사) 고객의 효율적 투자 방향성으로 인해 매출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며 “솔루션 비용이 증가하는 환경 하에서 이와 같은 캡티브 매출 부진은 IT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율 둔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부진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 역시 경기둔화로 인한 캡티브 고객사의 효율적 투자 방침으로 인해 SI 사업 매출이 다소 둔화할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캡티브 고객사의 ITO 사업 매출 둔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삼성 계열사들의 IT투자 위축은 꾸준히 제기돼 온 우려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 그룹은 확장보다 효율화에 집중하게 되고, 자연히 IT투자 축소가 우선순위에 들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160조원 넘게 증발했고,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를 15% 밑도는 어닝쇼크에 빠지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다만 이정헌 삼성SDS 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계사들의 전반적인 IT투자의 보수적인 집행 가능성이 있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IT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을 내놓은 바 있다.

일단 삼성SDS는 SI와 ITO 사업의 부진을 상쇄할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성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63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I·ITO 사업을 포함한 IT서비스 사업 전체에서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로 4%p 올랐다.

특히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 등 삼성SDS가 올해 상반기 선보인 주요 AI 서비스들은 클라우드 사업에 포함돼 있어 매출 상승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를 위한 GPUaaS(구독형 GPU 서비스) 사업도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갖고 주가를 부양하려면, 결국 IT서비스 회사들의 고질적인 약점인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삼성SDS 주가는 올해초 16만원 후반대로 시작했지만 이후 점진적 우하향 흐름 속에 최근 12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연초 13조1233억원(1월2일 종가 기준)이었던 시가총액은 연말 9조9353억원(12월30일 종가 기준)으로 3조1880억원(24.2%)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연초(9조3240억원) 대비 연말(13조1542억원) 기준 시가총액이 41.1% 상승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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