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사 수장들 입 모아 “변화·글로벌”… 2025년 재도약 원년으로

문대찬 기자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디지털데일리]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게임업계 각사 수장의 신년사 주요 키워드는 ‘변화’였다. 관성적으로 기존 방향성을 유지하기보다, 업계 새로운 도전과 환경 변화에 맞춰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을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단 의지다.

◆엔씨 “변화 없으면 미래 없다… 벤처 정신 재무장”

2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김택진·박명무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임직원 대상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위기라는 단어를 거듭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팀(OneTeam)’과 ‘협업’, ‘벤처 정신으로의 재무장’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뼈를 깎는 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공동 대표는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아픔 속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일들을 진행해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씨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면서도 “이는 미래를 위한 준비 작업일 뿐 그 자체로서 우리 성장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엔씨가 성장의 변곡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난해 아픔을 겪으면서 시행했던 많은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며 “국내외 상황, 특히 게임 시장 상황은 우리에게 결코 녹록치 않으며 우리 회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어렵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두 공동대표는 각 부서 이기주의와 부처 반목을 버리고 한 팀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 및 유저와 소통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부족한 부분을 명확히 인식해 과감한 협업을 통해 잘하는 것과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변곡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 하고, 엔씨가 처음 출발했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시간이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사치스러운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올해 턴어라운드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다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는 2025년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엔씨가 신년사에서 강한 어조로 거듭해 위기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엔씨는 작년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안정화와 신작 흥행 부진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3분기엔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4분기엔 ‘쓰론앤리버티(이하 TL)’ 글로벌 버전과 신작 ‘저니오브모나크’가 흥행하면서 숨통을 돌렸지만, 실적 회복까진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엔씨는 신작을 앞세워 위기를 타개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부터 자사가 개발한 대형 신작을 나란히 출시한다. 이외 퍼블리싱 및 투자를 단행한 다양한 신작 공개도 앞두고 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 [ⓒ넷마블]
넷마블 방준혁 의장. [ⓒ넷마블]

◆넷마블 “트렌드 맞춰 유연하게 우리만의 길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트렌드에 발맞춘 신작들로 성장을 이루는 한 해가 되자고 당부했다.그는 2일 자사 리더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무식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재도약’으로 꼽았다.

방 의장은 “지난해는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등 그간의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공들이 있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넷마블은 많은 개발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에,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들은 본질과 방향성을 명확히 해 스피드있게 개발하고, 출시를 앞둔 게임 라인업들은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적시에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 다 같이 값진 성취감을 거두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끝으로 “2025년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로 지혜와 통찰력, 성장을 상징한다”며 “넷마블·코웨이 양사 모든 리더들이 기존 타성에서 벗어나 트렌드에 맞춰 유연성 있게 빠르게 변화해 우리만의 길, 우리만의 저력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성장을 이뤄내자”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작년 신작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흥행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는 다양한 IP(지식재산)와 게임을 결합하는 미디어믹스 전략을 강화해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상반기부터 ‘RF온라인’, ‘왕좌의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대죄: 오리진’ 등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한 신작을 잇달아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컴투스 남재관 대표. [ⓒ컴투스]
컴투스 남재관 대표. [ⓒ컴투스]

◆컴투스 그룹 “퍼블리싱 전략 강화… 낡은 것 버리고 대전환”

컴투스 그룹은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남재관 컴투스 대표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기술 혁신과 창의적 콘텐츠로 컴투스 게임의 가치와 경험을 전 세계 이용자에게 인정받을 것”이라며 “‘가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 회사, 컴투스’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겠다. 이 과정에서 우리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 대표는 “지난해 ‘서머너즈워’는 모바일 게임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쓰는 역사를 만들었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했다"”며 “지속 가능성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이어왔고, 기대에 못미치는 일부 성과는 아쉬우나 이를 통해 얻은 교훈과 통찰은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드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작 개발 프로세스 개선과 퍼블리싱 전략 강화, 라이브 운영의 고도화를 위한 체계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축적하며 보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과 협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러 신작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라인업 확대에도 매진해 미래를 준비하고, AI(인공지능) 등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투스홀딩스 정철호 대표. [ⓒ컴투스홀딩스]
컴투스홀딩스 정철호 대표. [ⓒ컴투스홀딩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같은날 신년사를 통해 작년 게임 사업과 웹3 사업 저변 확대에 주목하면서 2025년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혁신의 DNA를 되새겨야 할 때”라며 “사업 부문은 성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전략과 실행력을 강화해야 하며, 경영 지원 부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시스템을 점검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낭비적이고 소모적인 관행을 걷어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아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기업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며 “뱀이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듯, 우리도 과감히 낡은 것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대전환을 이루어내자”고 덧붙였다.

컴투스는 작년 경영 효율화 작업과 게임사업에서의 약진을 통해 유의미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퍼블리싱 사업에서의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이에 컴투스는 올해도 퍼블리싱한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관련 사업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한편, 자체 개발한 야구 게임 신작을 출시해 퀀텀 점프에 나설 계획이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서비스 게임 영역을 확장하고, 자사 백엔드(GBaaS) 서비스 ‘하이브’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성장세에 고삐를 당길 전망이다.

정우진 대표. [ⓒNHN]
정우진 대표. [ⓒNHN]

◆NHN “게임 사업 성과서 성과 창출… 글로벌 시장서 존재감 각인”

NHN은 2025년엔 웹보드 게임 중심의 게임 사업 구조를 탈피, 장르를 다양화한 신작을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고 각오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2일 신년사에서 올해 목표를 ‘내실 강화’와 ‘게임사업 성과 창출’로 꼽았다. 그는 “새해도 대내외 경영환경이 밝지만은 않고, 재무 건전성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그룹 차원의 위기 극복 노력이 여전히 절실하다”며 “다년간의 노력이 수익성 개선 효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적자 사업과 법인 구조 효율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그룹 전체 게임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한게임이 가진 웹보드 게임 1위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다키스트데이즈·어비스디아를 포함한 다량의 신작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NHN의 존재감을 확고히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작년 ‘티메프 사태’로 인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으며 흔들렸지만, 게임사업에서의 견조한 매출에 힘입어 출혈을 최소화했다. 올해엔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다키스트데이즈’, 수집형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어비스디아’ 등 신작 8종을 앞세워 약진을 꾀한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