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고 프로세스는 재정비… 엔씨, 내년 ‘반등의 해’ 온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올해 초부터 전사에 걸쳐 진행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체질 개선 작업이 비로소 마무리 단계에 이른 모양새다. 관련해 회사 먹거리인 IP(지식재산)를 다각화하고 발굴하는 신규 프로세스도 점차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엔씨는 2025년 다채로운 색깔의 신작 라인업을 앞세워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진행한 희망퇴직 절차를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모두 마무리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창립 최초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엔씨는, 성과가 부진한 프로젝트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조직 슬림화에 집중해왔다.
올 한해 엔씨 품을 떠난 인력은 총 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사 조직으로 이동하는 인력까지 더하면 엔씨 본사 전체 인력은 3000명대 초중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엔씨는 그간 매출에 비해 조직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보다 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갖춤으로써 효율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엔씨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도 기울여왔다. 작년 12월 신규 IP로 만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이하 TL)’를 비롯해 올 상반기엔 ‘배틀크러쉬’와 ‘호연’ 등 전에 없던 도전적인 시도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중 TL은 지난 10월 글로벌 출시돼 스팀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33만6000여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동시에 질 높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신규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엔씨는 내년 2월1일부로 게임 개발에 특화된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출범한다. 해당 스튜디오는 각각 TL과 내년 출시 예정인 ‘LLL’, ‘택탄’ 개발을 총괄하는데, 향후 엔씨 내 다양한 신작 개발을 도맡을 예정이다. 본사 입김에서 벗어나 기존과는 다른 색깔의 게임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망한 개발사와 맞손을 잡고 신규 IP를 발굴하려는 시도도 두드러졌다. 빅게임스튜디오와 협업해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 판권을 확보했고, 미스틸게임즈 신작 ‘타임 테이커즈’의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했다. 이외 스웨덴 소재 문로버 게임즈, 폴란드 소재 버추얼 알케미 등 글로벌 유망 게임사에 투자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본사 차원에서 자사 대표 IP인 ‘리니지’를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다각화하려는 시도도 나왔다. 지난 4일 출시된 신작 ‘저니오브모나크’는 리니지 IP를 활용해 제작한 방치형 MMORPG로, 출시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톱5에 진입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엔씨는 향후에도 리니지 IP를 다각화한 신작을 시장에 출시해 IP 수명을 장기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업계는 엔씨 반등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작 ‘아이온2’를 비롯해 LLL과 택탄 등이 차례로 베일을 벗는다. TL이 글로벌 시장에 연착륙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출시 예정인 퍼블리싱 신작 브레이커스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중 아이온2는 ‘리얼엔진5를 활용해 제작되는 차세대 MMORPG로, 방대한 양의 PVE(몬스터전투) 콘텐츠를 지닌 게 특징이다. 엔씨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아이온2는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제작 중인 게임”이라며 “콘텐츠 규모와 품질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제시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엔씨의 변화를 높게 평가하면서 2025년까지의 신작 라인업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창영 연구원은 지난 2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엔씨소프트의 내년 매출 증가 가능성과 비용 감소를 실적 추정치에 반영했다”며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엔씨의 목표 주가를 31만원으로 19.2% 상향 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 역시 12일 발간된 리포트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희망퇴직, 스튜디오 분사,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추진 등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2025년 이후 라인업 변화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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