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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실적부진에 '계절·물류·경쟁' 외부탓…"펀더멘탈 견고" [CES 2025]

라스베이거스(미국)=배태용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조주완 LG전자 CEO.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조주완 LG전자 CEO.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4분기 실적은) 저희도 잘한 것은 아닙니다만, 작년 보다는 나아졌고요. 어제 발표된 것은 연결 숫자로 LG이노텍과 합친 숫자입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CEO는 2024년 4분기 실적에 대해 이 같이 소회를 밝혔다. 조 CEO는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LG이노텍의 기여도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며 과제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구조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하반기에는 시즈널리티(계절적 요인)와 제품 특성 때문에 실적이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CEO는 "현재 LG전자가 다루는 제품 특성상 상반기와 하반기의 실적 격차가 크다"며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해 하반기에도 균등한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LG전자는 하반기 손익 악화의 원인으로 물류비 증가를 지적했다. 그는 "2024년 하반기 물류비는 수천억 원대 손실로 연결됐다"며 "중국 업체들의 선제적 물류 대응이 선박 확보 경쟁을 야기하며 물류비가 급등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4분기 수요 감소로 인한 경쟁 격화와 예기치 못한 비용 부담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TV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쟁사들이 가격을 대폭 낮췄고, 이에 대응하느라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현상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조주완 CEO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LG전자의 성장성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하락은 일회성 비용과 비정상적인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2B 사업과 지역별 매출 밸런스를 통해 하반기 실적의 평탄화를 이루겠다"라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LG전자가 '플레이북'이라는 위기 대응 체계를 통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 거점 간의 스윙 생산체제를 구축해 관세와 환율 등 변수에 대응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 문제에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된 대로 대처했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CEO는 "연결 실적이 아쉽지만 LG전자 자체의 펀더멘탈은 무너지지 않았다"라며 "하반기 수요 부진은 예측이 어려웠던 부분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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