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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기대치 못 넘은 4Q…올해 AI 반등에 주목

고성현 기자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양대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LG이노텍이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속되는 IT 전방산업 수요 부진이 지난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여파다. 올해도 전방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운데, 인공지능(AI) 중심의 고부가 제품이 반등의 키 팩터가 될지 주목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3694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43.6% 상승할 전망이나,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9.4%, 영업이익이 32.1% 각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예상 영업이익을 1400억원대로 전망하며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모바일 등 주력 응용처에 대한 계절적 성수기가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 수요가 침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연말 고객사 재고조정에 따른 저조한 제품 출하량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산업과 전장 수요는 견조하나 IT 업황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3086억원, 영업이익 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36.2%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iM증권 등은 LG이노텍의 예상 영업이익으로 2899억원을 제시하며 컨센서스 대비 수익성이 하회할 것으로 봤다.

애플의 아이폰16 출시에 따라 카메라 모듈 공급 등이 이어졌으나, 중국 진입에 따른 시장 경쟁 격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장, 반도체 기판 등이 저조한 전방 수요 부진 영향권 아래 놓이면서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부품 업계는 지난 2023년 이후 고물가·고금리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과 대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여파를 받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일부 수혜를 봤지만, 낮은 고부가·AI 인프라 매출 비중 등으로 확실한 수혜를 받지는 못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경영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고가 나온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촉발된 AI 투자가 올해 구체화되는 양상이 이뤄지면서 양사의 성장 동력이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모바일 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고, AI데이터센터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부가 영역으로의 접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기는 모바일 중심의 기판 사업이 서버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기 전사 매출 내 서버+전장의 비중을 22.2%로 추정한다"면서 "2025년 28.1%, 2026년 33.4%로 확대됨에 따라 삼성전기의 체질 개선에 의한 영업이익 성장 가시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체절 개선도 예상된다. 꾸준히 추진해 온 전장용 MLCC 등 고부가 제품 매출 비중이 늘면서 평균거래가격(ASP)이 예년 대비 높아지는 등 수익성 확대의 신호가 잡히고 있다.

차량 센싱∙통신∙조명 등 LG이노텍의 핵심 모빌리티 부품 15종을 탑재한 미래차 목업.
차량 센싱∙통신∙조명 등 LG이노텍의 핵심 모빌리티 부품 15종을 탑재한 미래차 목업.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4' 출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또 애플의 AI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고화소·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IT 전방 수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지 않고 있으나, CES 등에서 언급된 개인형 AI, AI 에이전트 등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고성능 기판·부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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