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절박한 우리금융, 금감원 제재 우회하나…10년전 'KB금융 사례' 주목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올해 우리금융그룹에게 내부통제 강화·윤리경영 확립 만큼이나 시급한 것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경우, 이는 따로 떨어져 있는 사안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현안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즉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동시 인수 작업을 가급적 빠르게 마련해야하고, 대형 IB를 향한 우리투자증권의 보폭도 넓혀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으로 촉발된 금융 당국의 제재 리스크를 극복해야하기 때문이다.
당장 설 연휴에 발표될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1차적인 고비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인가신청을 진행함으로써 금융 당국의 제재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편중된 순익 포트폴리오는 그 자체로 그룹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받아왔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4.9%로 집계됐다. 이 기간 우리금융은 2조65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계열사중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2조5244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86.2%), 신한금융(77.9%), 농협금융(71.5%), KB금융(58%) 등 나머지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은행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KB금융과는 무려 약 37%포인트(p) 차이가 난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에 유독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년 연속으로 신년사에서 '비은행'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비은행의 핵심 축은 보험과 증권이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작년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같은 달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통합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광폭 행보는 지난해 10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으로 우리금융이 당국의 눈밖에 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당국은 부당대출의 원인인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실패가 자산건전성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10월 초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금감원이 두 차례나 정기검사를 연장하는 등 강도를 크게 높이자 우리금융을 둘러싼 긴장감이 크게 고조됐다.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3등급 받게되면 보험 인수 물거품
현재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금감원 정기검사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우리금융이 종합평가 '3등급' 이하를 받게 될 경우다.
행정규칙인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최소 2등급을 유지해야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앞으로 3등급을 받게 될 시 동양·ABL생명 인수가 물거품될 수 있는 것이다. 두 생보사 모두 우량 매물인 만큼 비은행 강화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보험뿐 만이 아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7월 말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받았으나 당국과 본인가 신청과 관련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부당대출 건으로 모회사인 우리금융의 대주주 적격성을 걸고 넘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으로선 예비인가를 받은 뒤 6개월 안에 본인가 신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1월 말까지 진전이 없으면 예비인가마저 사라지게 된다. 증권업의 꽃이라 불리는 투자매매업을 영위하지 못하면 지주사 실적에 기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계 일각 "금융당국, 우리금융에 비은행 물꼬는 터줄 가능성"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결국은 당국이 우리금융의 비은행 물꼬를 터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당대출은 부당대출대로, 비은행은 비은행대로 봐야 맞다는 논리에서다.
실제로 2014년 KB금융은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인한 신용정보법 위반 등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는 와중에 LIG손해보험 인수를 정상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의 '특례 조항'을 바탕으로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했다. 최종 난관으로 당국의 제재가 꼽혔지만 당국이 인수를 허락한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감원과 금융위가 우리금융의 자산 건전성을 문제 삼고 있지만 과거 선례를 봤을 때 M&A 자체는 결국 승인할 것으로 본다"며 "내부적으로도 제재와 인수를 연계시키지 말라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 8일 우리·KB·NH농협금융과 산하 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발표를 2월로 미루겠다고 공지했다. 12월에 발표했어야 할 정기검사 결과를 두 차례나 미룬 것이다. 경영실태평가 결과 역시 2월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이달 15일 금융위에 두 생보사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위 측은 "금감원이 자회사 등 편입승인 심사에 착수하고 이후 금융위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S25' 건너 뛰고…'갤S26' 스택형 배터리 탑재 '솔솔'
2025-01-17 16:17:14"반쪽 서비스" 혹평받는 '애플 페이'… 교통카드 기능 추가되나
2025-01-17 15:49:06피지컬: 100 시즌3, 제작 'TEO'로…장호기 PD, '김태호 사단' 합류
2025-01-17 15:34:05혼돈의 AI교과서 청문회…여·야·정·교원 입장차 ‘사분오열’
2025-01-17 1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