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K뷰티…테크 기업들이 연 새 시장 ‘후끈’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K-뷰티’는 2024년,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프랑스를 제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미국 시장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글로벌 수출액은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 중소·인디 브랜드들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 수출의 68%를 차지하는 이들은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기업들의 생산력과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접목해 현지 공략의 효율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2025년, AI 시장에서는 산업 특화 ‘버티컬 AI'가 주요 영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뷰티 산업과 연관된 여러 AI 기업들은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을 자동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돕고, 현지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등 점차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이 K-뷰티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뷰와 글로벌 마케팅의 효과적 자동화, 인덴트코퍼레이션=인덴트코퍼레이션은 AI 기술로 브랜드의 고객 관리와 글로벌 마케팅 자동화를 돕는 커머스 AX(AI 전환) 기업이다. AI로 1인 브랜드도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커머스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로, 운영 비용 절감과 효과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솔루션 ‘브이리뷰’는 아마존보다도 8개월 앞선 2020년 론칭해 본격적인 영상 리뷰 시대를 열었다. 4년간 7000개 이상 기업이 도입해 구매전환율이 최대 6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엔 자회사 ‘제리와콩나무’를 설립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플루언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스프레이IO’를 선보였다. 기존 수작업 방식 대비 9배 높은 성과를 거두며 론칭 직후 올리브영, 닥터지, 스킨1004 등 30곳이 넘는 K-뷰티 선도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했다.
이러한 AI 솔루션 도입 확대에 힘입어 인덴트코퍼레이션은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브이리뷰와 스프레이IO의 현지화를 진행 중이며, 미국과 일본 법인도 1분기 중 설립 예정이다.
◆브랜드의 고유 재산 보호, 마크비전=마크비전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브랜드와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IP 종합관리 ‘마크AI’를 운영한다. 1500개 이상의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위조상품과 무단판매, 불법 콘텐츠, 온라인 사칭 등 다양한 IP 침해 사례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제재한다.
마크비전의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기존 수작업으로 1시간 이상 걸리던 위조상품 탐지와 신고 과정을 3분 이내로 단축했다. AI가 상품의 이미지와 가격, 원산지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위조 여부를 판단하고, 신고서 작성과 제출까지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월 평균 10만 건 이상의 위조상품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위조 탐지는 온라인 탐지와 오프라인 테스트 구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90% 이상의 정확도를 달성하고 있으며, 아누아, 조선미녀, 바이오던스 등 주요 K-뷰티 브랜드들이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미개척 시장으로의 유통 확대, 마카롱=마카롱은 인도 최대 K-뷰티 플랫폼으로, 380여개 브랜드의 1.8만개 제품을 현지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인도 진출 최대 장벽이었던 위생허가 인증(CDSCO)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가능한 성과다. 제품 하나당 18종의 서류가 필요하고 수출 시 6-7종의 추가 서류가 요구되는 복잡한 인증 절차를, 자동화를 통해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시켰다.
또한, 체계적인 시장 분석과 AI 기반 유통 시스템을 토대로 월간 활성 이용자 120만명을 확보하는 등 인도 K-뷰티 수출 시장 점유율 21%로 1위다. 근래에는 AI 수요예측 시스템으로 재고관리 최적화도 진행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통한 체험형 유통 플랫폼으로의 진화도 꾀하고 있다. 인도를 시작으로 중동 6개국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AI 기반 위생허가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글로벌 코스메틱 그룹 로레알의 ‘닥터지’ 인수를 시작으로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부상했다. K-뷰티 열풍으로 코스맥스 등 ODM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한 데 이어, 브랜드들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AI 테크 기업들까지 가치 상승 효과가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향후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에서 뷰티의 비중이 40%에 육박해 K-뷰티의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추진 과제 중 ‘해외 수출을 위한 마케팅 지원 확대’가 78.6%로 1순위를 차지했다. 관련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비용 효율화와 성과 극대화를 돕는 AI 기술과 테크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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