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율주행 탑재 늘리는 中 EV…韓 MLCC 공급망 흔든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중국 전기차(EV)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모듈형 아키텍처를 버리고 테슬라 방식의 엔드 투 엔드(End-to-End) 자율주행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확산, MLCC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기존의 모듈형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아키텍처를 버리고 테슬라 방식의 엔드 투 엔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엔드 투 엔드 방식이란 개별 기능별로 분할된 모듈형 시스템 대신, 차량의 카메라·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종합적으로 학습하고 판단해 직접 주행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기존 모듈형 시스템이 특정 기능(차선 유지, 차간 거리 유지 등)을 각각의 서브 시스템이 담당하는 구조였다면, 엔드 투 엔드는 AI가 차량 전체의 주행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더 자연스럽고 인간과 유사한 주행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2019년 중국 시장에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반의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기능을 개선해왔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기능과 유사한 첨단 주행보조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며,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중국 시장은 최근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니오(Nio), 샤오펑(Xpeng), 리오토(Li Auto)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엔비디아의 오린(Orin), 화웨이 MDC, 호라이즌 로보틱스 J 시리즈 등의 고성능 자율주행 칩을 채택, ADAS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AI 컴퓨팅 파워를 대폭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주목되는 점은 자율주행이 고도화될수록 차량 내 MLCC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 MLCC는 차량 내 전자 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전력 안정화 및 노이즈 필터링을 담당한다. 고성능 AI 컴퓨팅 장치를 탑재하려면 기존보다 훨씬 많은 MLCC가 필요하다.
일본의 MLCC 제조 업체 무라타는 지난해 11월 기업 설명회에서 ADAS 시스템에 필요한 MLCC 수량이 레벨2·3에서는 약 1500~3000개, 레벨4·5에서는 3000개~5000개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차량 대비 MLCC 사용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수준이다.
중국 EV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오린, 화웨이 MDC, 호라이즌 로보틱스의 J 시리즈의 정확한 MLCC 탑재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 해당 칩셋들은 테슬라 하드웨어(H/W) 3.0과 유사한 컴퓨팅 파워를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양의 MLCC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하드웨어 성능이 더욱 강화되면 MLCC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Thor'는 1000~2000TOPS(초당 테라 연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테슬라의 H/W 4.0 역시 500TOPS 이상의 연산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성능 강화는 곧 고용량 MLCC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정된 차량 내 실장 공간에서 더 많은 전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MLCC 시장은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과 수요 불균형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IT·가전 부문 수요 둔화로 인해 MLCC 공급이 다소 여유로운 상태였으나, 차량용 MLCC는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차량용 MLCC 시장은 전반적으로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된다. MLCC 업계에서는 "고성능 자율주행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기존 MLCC 생산 능력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기, 무라타, 야게오 등 주요 MLCC 제조사들은 이러한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최근 차량용 MLCC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필리핀 생산 법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무라타와 대만 야게오도 고사양 MLC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LCC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 확대가 한국 MLCC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자율주행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고사양 MLCC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삼성전기, 무라타, 야게오 등 주요 MLCC 제조사들이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차량용 MLCC 기술력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 전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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