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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예고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다음' 안 판다…AI는 카톡부터"(종합)

채성오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을 통해 인공지능(AI) 콘텐츠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최근 분사를 결정한 포털 '다음' 운영 조직 콘텐츠CIC(사내독립기업)에 대한 매각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카톡 내 피드형 서비스 우선 준비…에이전트 AI 플랫폼도

26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제주 스페이스 닷원에서 진행한 제30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자사 AI 전략 방향을 소개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톡 내 AI 검색 및 AI메이트(쇼핑·지도) ▲대화형 AI 앱 카나나 ▲오픈AI와의 공동 개발 서비스 등 크게 세 가지 AI 사업방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AI메이트 쇼핑'과 'AI메이트 로컬'은 카톡 내 톡채널을 통해 이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플랫폼 체류율을 높일 계획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이날 주총 현장에서 정 대표는 "선물, 이동, 금융 등 전 영역의 일상을 바꾸는 B2C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사용자 맥락을 이해하는 AI의 경우, 기술 이해도와 상관없이 대중화를 이뤄내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 콘텐츠를 발견할 맥락을 확대하기 위해 카톡 내 피드형 서비스를 우선 준비할 예정"이라며 "트래픽 확대 및 이용자 활동성 증가로 광고·커머스 신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올 상반기 비공개 테스트(CBT)를 목표로 한 자체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앱) '카나나'와 연내 선보일 'AI 에이전트 플랫폼'에 대해선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비용 효율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나나·카톡 등에 연계·활용할 에이전트 AI 플랫폼의 경우,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들은 자체 AI 모델과 오픈AI의 GPT 등 외부 모델을 혼합해서 활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는 에이전트 AI 플랫폼 방향성에 대해 사용자 취향, 요구, 맥락 등을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로 삼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독립적 구조로 키운다…"직원 이동? 의사 존중"

이날 주총 현장에선 콘텐츠CIC 매각에 대한 정 대표의 입장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3일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포털 다음을 서비스하는 콘텐츠CIC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가 콘텐츠CIC 분사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업계 내외부에선 '다음이 AI·카톡과의 접점이 크지 않은 만큼 매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실제로 이날 주총이 진행된 스페이스 닷원 인근에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이하 카카오 노조)가 '다음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현재 포털 다음 서비스 관련 인력은 300명이 넘는다. 유관 업무 담당자와 계열 법인 내 직접 관련 인력을 포함하면 약 800명 규모로 늘고, 간접적인 업무 관련 인력까지 고려할 경우 최대 1000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고용 불안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콘텐츠CIC 분사 후) 매각 계획은 없다"며 "더 좋은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 중점"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가 그리는 콘텐츠CIC의 비전은 가능성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경영 구조를 갖추고 자율적인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를 할 경우, 직원들의 이동 여부는 의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콘텐츠CIC의 운영 방향은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선택과 집중과 맞물린다. 현재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을 중심 축으로 두고 연계성이 낮거나 수익성이 적은 사업 및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월 147개였던 카카오 계열사 수는 이달 기준 115개 수준으로 줄었다.

◆"임원 윤리 헌장 만든다"…경영진 모럴해저드 리스크 막는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발표했다.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을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에 권고안을 받아 임원 윤리 헌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책임경영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카카오]
[ⓒ 카카오]


김 창업자가 그룹 CA협의체 공동 의장직을 사임하며 계열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만큼, 신규 임원 영입 시 레퍼런스 체크를 강화하는 한편 감사위원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카카오는 회사 방향성에 맞춘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영훈 카카오 인사성과리더는 "물의를 일으킨 임원에 대해선 성과급을 제한하거나 소급해서 패널티를 가하는 형태를 검토 중"이라며 "신규 임원 영입 시 레퍼런스 체크를 강화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주총을 통해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60억원) ▲자기주식 소각의 건 등 7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법인 세승의 김선욱 대표변호사가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을 맡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장소를 본점 소재지인 제주 외에 경기 성남 및 인접지로 확대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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