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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AI 태운 통신장비…韓 통신사, 장비 효율화·자동화 ‘집중’

오병훈 기자

SKT 구성원들이 분당사옥에서 네트워크 AI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SKT]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AI와 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결합은 필수적인 연구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를 통해 가능한 네트워크 하드웨어 장비 효율화에 이어, 운영 자동화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6세대이동통신(6G)을 향하는 여정 필수 분야로 언급되고 있다.

최근 국내 통신사들 또한 AI를 활용한 통신 네트워크 기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통신장비 기업과 협력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실증 연구가 대표적이다.

◆AI가 알아서 척척…자동화·효율화 위한 기술연구가 핵심

먼저, LG유플러스에서는 통신 장애를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기술 연구 성과를 23일 공개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에릭슨과 AI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장애 예측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해당 연구 핵심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장비로 꼽히는 NWDAF(Network Data Analytics Function)를 활용해 통신 송수신 간 장애가 발생했을 때 장비가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NWDAF는 네트워크 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장애를 예측하며, 필요한 조치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등 네트워크 자동화를 돕는 장비다.

통신망을 이용자별로 독립 구축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관리자 개입 없이 AI가 이를 자동으로 해결해주는데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기지국의 트래픽 혼잡 상황이 발생했을 때, NWDAF 를 통해 네트워크 슬라이스별 과부화를 실시간으로 인지·예측하고, 필요한 조치를 결정하는 등 네트워크 품질을 높인다.

SK텔레콤에서는 지난 17일 AI에 기반한 가상화 기지국 구축 실증 사업 성공 사례를 공개했다. 가상화 기지국은 범용 서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제조사에 관계없이 구현이 가능해, 이동통신과 AI의 결합인 ‘네트워크 AI’ 실현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과거 기지국 전용 하드웨어에 동일 제조사의 소프트웨어로만 구성되어야 했던 구조보다 개방성과 유연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실증을 통해 실내외 상용망에 차세대 가상화 기지국을 구축하고, 기존 가상화 기지국 대비 서비스 품질, 용량, 전력 효율 등 핵심 성능의 개선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것이 SK텔레콤 설명이다.

가상화 기지국은 기존 하드웨어 기반의 통신 환경에 소프트웨어가 개입하게 되면서 장비의 단순화, 효율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전에는 동일 제조사 하드웨어에는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로만 구성돼야 했다.

AI 기반을 작동하는 가상화 기지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지능화가 개입되면서, 데이터 송수신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각기 다른 장비들 간의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서로 다른 데이터를 변환 장비 없이도 송수신이 가능한 유연한 통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상화 기지국을 활용한 상용망 가동은 주로 실내 일정 구간의 시험망을 통해서 실증이 진행된 바 있다. SK텔레콤에서는 이번에 시험망이 아닌 상용망에서 가상화 기지국을 구축하는 실증 연구를 이어왔고, 이번에 성공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모든 것은 6G로 수렴…네트워크 생태계 전반에 AI 속속 도입

통신사들이 통신장비에 AI를 적용시키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행보는 결과적으로 6G라는 한점으로 수렴한다. 6G는 초저지연, 고대역 주파수 활용, 위성통신, 지능화 통신 등 특성을 지니고 있어 차세대 IT 기술로 꼽히는 메타버스·AI 등이 구동되는데 필수적인 통신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제 통신표준화 협회가 함께 운영 중인 3GPP에서도 6G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AI 내재화(AI Native) ▲가상화 및 오픈랜 ▲5G 기반으로 구축된 기존 산업과의 호환성 ▲비지상망(NTN) 기술 ▲단독모드(Stand Alone) 등을 중점 논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

앞서 언급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I 연구 성과 또한 6G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의 세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AI를 활용한 가상화 기지국 효율화, 네트워크슬라이싱 품질 고도화를 위한 자동 장애 탐지 프로세스 등 통신 네트워크 생태계 전반에 AI가 도입되면서 진전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학계 전문가들도 6G 통신 핵심 기술로, AI와 네트워크 결합 연구를 꼽고 있다. 오픈랜이나 가상화 기지국, 네트워크슬라이싱 등은 상호 연결된 기술로서, 각 영역에 AI를 도입함으로써 생태계 전반의 효율화와 자동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기존에 시험망 등에서 실증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상용망 실증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만하다”라며 “AI와 네트워크 장비 간의 결합 과정에서 확장성·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업에게 비용 효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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