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K-와이파이’ 자축…국민 1% 쓰는 와이파이로 통신비 절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전국 시내버스 와이파이 구축을 완료해 ’K-와이파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자축했다. 공공와이파이 확대를 총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더불어민주당도 가세했다. 공공와이파이를 통해 국민 통신비 절감을 꾀하고, 학생들은 버스 안에서 무료 데이터로 자기개발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정부와 여당의 축포에도 공공와이파이로 인한 통신비 절감 실효성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상당수 이용자가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공공와이파이 확대 정책은 국민 이득 없이 혈세만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과기정통부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공동으로 버스 와이파이 전국 구축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서울 여의도 버스 환승센터에서 열린 성과보고회에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과방위 조승래‧조정식 의원,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국민체험단 3명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내버스를 탑승하고 와이파이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유공자 포상과 기념촬영도 이뤄졌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서며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버스와이파이 성과보고회를 대면으로 개최한 이유는 그만큼 현 정부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중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날 정부는 전국적으로 무료 데이터 시대를 개막했다고 선언하며, 국민들이 전국 시내버스에서 무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세계 처음으로 구축 완료했다고 공표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버스 체험은 주요 인사 중심 약 8명 인원으로 제한했다.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공공와이파이는 국민들의 통신비 걱정을 덜어주는 긴요한 수단”이라며 “한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최초 전국 모든 시내버스에 와이파이를 구축함으로써 K-방역에 이어 K-와이파이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전국 공공와이파이 확대는 21대 국회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1호 공약이다. 2022년까지 총 5780억원 예산을 들여 전국에 5만3000개 공공와이파이를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과기정통부는 16개 지자체(제주도 자체 구축)와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년에 걸쳐 시내버스 와이파이 구축을 추진했다. 올해 3차 사업이 완료된 11월부터는 전국 총 3만5006대(정부 2만9100대, 지자체 5906대) 모든 시내버스에서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8개월간 버스 와이파이 이용현황에 따르면 누적 4억2000만명이 이용했고, 총 1만6000여TB를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버스 1대당 월평균 1228명이 주로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5~8시)에 사용해 트랙픽 발생량 41%를 차지했다. 지난해 4200대에서 올해 1월부터 2만7000대로 와이파이 구축 차량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는 전년 대비 11.3배 증가했다. 버스 한 대당 월평균 55.3GB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고, 약 4540대(16.7%)버스는 월 평균 100GB를 넘어선다.
과기정통부는 시내버스 와이파이 전국 구축에 따라 국민 무료 데이터 이용을 통한 경제적 편익을 향후 3년간 최대 2200여억원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3년간 투자하는 회선료 비용 대비 약 4.4배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최기영 장관은 “정부는 초연결 지능화 시대에 국민들이 통신비 걱정 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와이파이를 지속 확대하고, 통합관리센터를 통해 품질관리를 강화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실제 이용자들의 와이파이 이용은 더 늘었을까? 사실상 그렇지 않다. 트래픽 90% 이상은 LTE와 5G에서 비롯된다. 전체 트래픽에서 와이파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전체 트래픽에서 와이파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 2.27% ▲2월 1.96% ▲3월 2.04% ▲4월 1.96% ▲5월 1.99% ▲6월 2.11% ▲7월 1.95% ▲8월 1.77% ▲9월 1.69% ▲10월 1.72%다. 오히려 올해 1월 와이파이 사용비중이 가장 크고, 9월 가장 낮았다. 공용와이파이만 따로 보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장관조차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한 기억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10월의 경우 71만1053TB로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는데, LTE가 62.59% 5G 35.68%를 차지했다.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절감을 꾀하려면, 실제 국민들이 데이터 이용에 주로 사용하는 LTE와 5G 위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공와이파이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문제는 지난 국감 때도 지적됐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7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중 와이파이는 전체의 2%에도 미치지 않고, 공용와이파이는 0.2% 수준이다. 공용와이파이를 5만개 이상 늘려도 0.4%밖에 되지 않아 의미가 없다”며 “국민에게 이익 없이 세금만 잡아먹는 하마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또 “실내AP, 실외 등에 장비를 설치하면 1대당 수십~수백만원 이상 투입되고 6년밖에 쓰지 못해 엄청난 낭비”라며 “통신3사 와이파이만 수십만개인데 이중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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