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왜 PQC에 뛰어들까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SK텔레콤이 양자암호키분배기(QKD)·양자난수생성기(QRNG)에 이어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확보에 나섰다. 업계 일각에서 올해를 PQC 상용화 원년으로 보고 있는 만큼, PQC로 양자암호 기술 영역을 확대해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 양자암호 시장 초기 단계…“PQC·QKD 수요 짐작하기 어려워”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함께 국제망을 이용하는 글로벌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에서 PQC를 상용화했다.
현재 양자암호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QKD와 PQC다. QKD가 양자 난수를 기반으로 한 암호키를 생성한다면, PQC는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국내에선 정부와 통신3사가 주도해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SK텔레콤과 KT는 QKD, LG유플러스는 PQC에 집중해왔다. 각각의 기술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어, 사용하려는 목적에 따라 적용하는 기술이 달라진다.
특히 QKD의 경우 PQC와 비교해 양자의 물리특성을 활용해 확실한 보안성을 제공하지만, 별도의 양자키분배장치와 안정적인 양자키분배채널을 요구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SK텔레콤 역시 이런 이유로 최근 PQC 기술 확보에도 신경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제망에 QKD를 적용하기에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해저케이블 구간에서 QKD 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양자암호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QKD와 PQC 가운데 어디에서 수요가 폭발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 SK텔레콤은 두 기술 모두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격자 기반 알고리즘 채택…"확장성·안정성 뛰어나"
SK텔레콤은 PQC에서 ‘크리스탈즈 카이버’와 ‘크리스탈즈 딜리슘’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다른 알고리즘과 비교해 확장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지난 7월 ▲크리스탈즈 카이버(CRYSTALS-KYBER) ▲크리스탈즈 딜리슘(CRYSTALS-Dilithium) ▲팔콘(FALCON) ▲스핑크스(SPHINCS)를 PQC 알고리즘 표준 후보로 채택했다. 현재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역시 크리스탈즈 카이버와 크리스탈즈 딜리슘 알고리즘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핑크스를 제외한 다른 3개 표준은 모두 격자 기반의 알고리즘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격자 기반의 알고리즘이란, 출력되는 값에 노이즈(잡음)를 섞어 원래 입력된 값을 유추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연립선형방정식 형태의 ‘행렬 A*벡터s(비밀키)’에서 결과값이자 비밀키인 s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만, ‘행렬 A*벡터s(비밀키)’에 잡음 e를 더하게 된 상태에서 비밀키를 찾긴 어렵다.
향후 SK텔레콤은 PQC와 함께 다른 여러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도 주력해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QKD 분야에서 IDQ와 함께 최대 120km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과 함께 파장분할다중화(WDM) 기술을 개발해 비용 이슈를 해결하는 한편,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해 이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양자센서 기술 개발에도 주력한다. 양자센서 기술은 ▲자율주행(라이다) ▲바이오(정밀의료) ▲반도체 ▲위성 ▲광시간영역반사측정법(OTDR·Optical Time Domain Reflectometry)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관 SK텔레콤 인프라기술 담당은 “QKD와 QRNG에 이어 PQC 상용화를 통해 AI서비스컴퍼니인 SK텔레콤이 양자보안기술 전반을 주도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양자암호기술을 선도하고 양자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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