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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설날'놓고 韓-中 신경전... "한국 설날 기념공연" 英 박물관 트윗에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이 트위터에 한국 설 기념 공연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 설이 아닌 중국 설"이라며 몽니를 부리자 뒤로 물러난 것이다.

21일 에펨코리아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영국박물관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한국 설맞이 공연에 대한 홍보 글을 공식 트위터에 올렸다.

박물관 측은 "신라 합주단의 환상적인 한국 음력 설 기념 공연에 함께해달라"며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홍보 페이지 URL도 공유했다.

하지만 이 글은 얼마 뒤 삭제됐다. 중국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한국 설이 아닌 중국 설"이라고 비난을 퍼붓자 게시물을 내린 것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설을 기념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 설'이라고 적는 게 맞는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제는 '중국 설'도 훔쳐 가느냐"며 "설은 중국인이 발명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현재 영국박물관에서 한국 설 기념 공연 페이지는 사라진 상태다. 링크에 들어가면 "페이지에 접근할 수 없다.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뜬다.

중국은 예전부터 음력 설을 '중국 설'이라고 부르며, 설이 중국 전통 행사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설은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많은 국가에서 관찰되는 아시아권의 풍습이다.

이에 한국 등에서는 중국에 국한된 'Chinese New year'가 아닌 'Lunar New year'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에서 설은 '춘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춘절은 설날과 전혀 다른 명절이라는 설명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상고 시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축제에서 비롯됐다는 춘제는 사실 왕조가 교체될 때마다 개최 날짜도 자주 바뀌었다가, 약 2000년 전인 한나라 때부터 음력 1월 1일로 고정된 것"이라며 "즉, 설날과는 유래부터 의미까지 아예 완전히 다른 명절인 셈"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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